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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나 연애 공개 후 자필 사과문…'기괴한 팬덤 문화' 국제 지탄

카리나 연애 공개 후 자필 사과문…'기괴한 팬덤 문화' 국제 지탄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배우 이재욱과의 연애 사실을 공개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5일,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카리나는 "우선 많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고 또 많이 놀랐을 마이(에스파 팬덤)들에게 조심스러운 마음이라 늦어졌다"며 "그동안 저를 응원해 준 마이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열애 인정 직후 일부 팬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SM엔터테인먼트 본사 앞에는 트럭이 보내져 "팬이 주는 사랑이 부족했나. 당신은 왜 팬을 배신하기로 선택했나"라며 "직접 사과하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전광판에 띄웠다. 이는 앨범 판매와 콘서트 수익을 빌미로 사과를 요구하는 것으로, 분명 협박에 가까운 행태다. 이 사건에 국제 언론들이 주목했다. BBC는 "한국의 팝스타들은 압박감이 크기로 악명 높은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카리나의 사과를 "비굴한 사과"라고 표현했다. BBC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K팝 기획사가 신인 아이돌에게 '연애금지'와 '휴대전화 소지 금지' 등을 강요했다고 지적했으며, 현재도 팬들에게 열애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종종 스캔들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한국에서만 유독 연애가 금기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CNN은 "다른 국가들에서는 젊은 스타들의 열애가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금기'로 여겨진다"며 그 배경으로 소속사가 팬들 사이에서 아이돌에 대한 환상을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2018년 현아와 이던의 열애 공개 후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하락하고 전속 계약이 해지된 사례도 언급했다. 텔레그래프도 "엄격한 관리, 팬들의 열렬한 추앙, 끊임없는 언론의 감시, 경쟁이 치열한 산업의 압박은 K팝 스타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모든 팬들이 카리나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BBC는 일부 팬들이 "사과할 필요는 없다. 당신은 모든 사랑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응원을 보냈다고 전했다. 팬덤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케이팝 팬덤이 단순한 우상 추종에서 유사연애 대상으로의 관계였다면, 현재는 투자자처럼 아이돌의 성공에 매달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자신들이 쏟아부은 정성과 시간, 돈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며, 그룹 활동에 조금이라도 피해가 되는 것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자본주의적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근조화환 시위까지 등장하면서 팬덤 압박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알파드라이브원 멤버 건우 논란에서는 일부 팬들이 퇴출을 요구하며 근조화환 모금을 진행했고, 25일 오후 2차 시위 당시 600만원이 모여 근조업체 70곳과 계약을 체결했다. 트럭이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수단이었다면, 근조화환은 멤버 퇴출을 강하게 주장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은 "최근 케이팝 시장은 특정 멤버를 중심으로 한 개별 팬덤의 영향력이 커진 구조"라며 "과거에는 완전체 기조가 강했다면, 지금은 그룹에 리스크가 된다고 판단되는 멤버를 정리해야 한다는 실리적 관점이 힘을 얻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적 판단이나 사실관계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도덕적·윤리적 기준으로 먼저 결론을 내리는 방식은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덧붙였다. 연애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스캔들이 되는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신들은 최근 소속사들이 논란이 된 계약 조건을 일부 수정하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팬들도 스타들의 사생활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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