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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가 부르는 서태지 '시대유감'…29년 후 Z세대의 목소리로 재탄생

에스파가 부르는 서태지 '시대유감'…29년 후 Z세대의 목소리로 재탄생

1995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대곡 '시대유감'이 29년 만에 새로운 버전으로 돌아왔다. K-pop 4세대를 대표하는 걸그룹 에스파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공개된 이 곡은 X세대와 Z세대 사이의 세대 간 정서적 공감을 만들어내며, K-pop 역사의 중요한 세대 연결점이 되었다. '시대유감'의 리메이크는 SM엔터테인먼트의 '2021년부터 진행해온 K-pop 역사 재조명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SM은 "한국 대중음악사적으로 의미 있고, 과거와 현재를 관통해 젊은 세대의 심경을 반영하는 메시지를 담은 상징적인 곡"이라며 작업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에스파의 네 멤버는 모두 2000년대 생으로 원곡 발표 이후 태어난 세대다. 원곡은 음악사적으로 극히 중요한 작품이다. 1995년 발매 당시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모두를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오길 바라네' 등의 가사가 반사회적이라는 이유로 한국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사전 심의가 거부되었다. 서태지는 이에 가사를 빼고 연주곡 형태로 발표했으나, 팬들의 항의로 1996년 6월 음반 사전 심의제도가 폐지됐다. 같은 해 7월 본래 가사를 담은 싱글 버전이 재발매되었고, 100만 장을 넘게 팔렸다. 이번 리마스터링 뮤직비디오에는 과거 문제가 됐던 가사들이 크게 강조되어 표시되었다. 에스파의 리메이크 버전은 원곡의 폭발적인 얼터너티브 록 사운드를 SM의 하이브리드 K-pop 사운드로 정교하게 재해석했다. 원곡의 반복적인 가사를 줄이고, 카리나와 래퍼 B.I가 작업한 새로운 랩 가사를 추가했다. SM은 "원곡이 현실에 대한 비판을 강조했다면, 랩 메이킹에선 바뀐 현실 속에서 한층 자유로워진 너와 나의 모습을 표현했다. 곡 전체적으로 '자유로운 시대'에 대한 메시지를 다면적으로 완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에스파의 강점인 시원한 고음—특히 윈터의 로킹한 고음—을 활용해 저항을 넘어선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표현했다. 에스파의 리더 카리나는 "서태지의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사실은 저희와 동떨어지고 멀게 느껴졌었다"면서도 "'거 짜식들 되게 시끄럽게 구네' 등 가사 하나하나가 너무 재밌고 와 닿았다"고 밝혔다. 멤버 지젤은 "옛날 노래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모두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가사"라며 "시대를 초월한다"고 평가했다. 역사적 배경을 보면, '시대유감'은 1995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정규 4집에 수록되었을 당시 한국 사회의 민주화 이후 새로운 표현의 자유 시대와 맞닿아 있다.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등 사회적 참사가 연이어 일어나던 시대, 젊은 서태지와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무책임을 직격했다. 당시 X세대를 중심으로 세태 비판과 개인주의에 기반한 과감한 가사들이 음악계를 장악하던 시기였다.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시대유감'은 서태지의 수많은 곡 중 가장 직접적인 형태의 저항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30년 가까이 떨어진 세대와 장르 사이에서도 흐르는 공통된 정서의 결—세상을 향한 젊은이들의 '유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 이 리메이크의 의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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