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서 아이돌 공연 필수 라인업으로…팬덤 시위는 근조화환까지 확산

K-팝 팬덤의 집단행동이 진화하면서 대학 축제의 위상도 급변하고 있다. 아이돌 공연이 대학 축제의 주요 콘텐츠화한 가운데, 팬덤의 권리 의식은 트럭 시위를 넘어 근조화환까지 확장하며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알파드라이브원 멤버 건우를 둘러싼 논란에서는 일부 팬덤이 그의 퇴출을 요구하며 근조화환 시위를 전개했다. 25일 공개된 2차 시위 당시 600만 원이 모여 근조업체 70곳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1차 시위는 모금 개시 20분 만에 159%를 달성했다. 전통적인 트럭 시위와 달리, 근조화환은 멤버 퇴출이나 관계 단절을 강하게 주장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이는 2024년 라이즈 전 멤버 승한 탈퇴 시위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이후 확산되는 추세다. 대학 축제에서의 아이돌 공연은 이제 재학생의 특권을 넘어 외부인 유입으로 인한 갈등의 중심이 되었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대학 축제 현장에서는 인기 아이돌 공연을 보기 위해 외부 팬들이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대기하거나 노천극장 난간 주변에 돗자리를 펴고 모여 있는 모습이 관찰된다. 재학생 전용 구역에 들어가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학생증을 4만~10만 원대에 매매하는 '암표 거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원 소재 A대학교는 2018년 이후 노천극장 내 외부인 출입을 전면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SNS에는 다수의 재학생 학생증 양도·거래 게시글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재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편입으로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한 학생(21세 여)은 "작년 대학은 주변 아파트로 인해 가족 단위의 외부인들이 많아 정작 재학생은 축제를 못 즐겼다"며 "재학생들을 위해 준비된 행사인데 외부인들이 너무 많아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재학생(22세)은 "재학생 간 화합의 장이 돼야 할 대학 축제가 어느 순간부터 외부인 출입 문제로 인해 갈등의 장이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긍정과 우려로 평가하고 있다. 경희대 사회학과 박희제 교수는 "대학 축제는 재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연장 내 외부인 출입을 막는 것이 맞다"며 "외부인과 재학생의 동행 시에만 입장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을 제안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은 "최근 근조화환 시위가 등장하는 배경은 특정 멤버 중심의 개별 팬덤 영향력 강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끝까지 함께 간다는 완전체 기조가 강했다면, 지금은 그룹에 리스크가 된다고 판단되는 멤버를 정리해야 한다는 실리적 관점이 힘을 얻는 흐름"이라며 "팬덤의 권리 의식 강화는 긍정적이지만, 법적 판단이나 사실관계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개인에게 과도한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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