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아이돌 배인, LA 무대에서 공개 커밍아웃…"자긍심 느낀다"

K-POP 남자 아이돌 그룹 저스트비의 멤버 배인(24·본명 송병희)이 지난 4월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월드투어 '저스트 오드' 공연에서 공개적으로 성소수자임을 선언했다. 무대 위에서 검은 선글라스와 오버사이즈 모피 코트를 입은 그는 "LGBTQ 커뮤니티의 일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이어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를 부르며 무지개 깃발을 흔들었다. 수천 명의 팬들이 박수와 환호로 응답했다. 배인은 10대 시절부터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는 동안 성정체성을 철저히 숨겨왔다. "숨기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고 당연하게 생각했다"며 "주변에 저 같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계속 숨기면서 버텨야 한다고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예 아이돌을 할 수 없는 건 아닐지 걱정했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2021년 데뷔한 배인은 몇 년 동안의 내적 갈등을 견디다가, 약 3년 전(2022년경) 결국 어머니에게 먼저 커밍아웃했다. "어머니와 한 시간을 대화했고, 저는 '나는 남자보다 여자가 좋다'고 말했다"고 했다. 어머니의 초기 반응은 어려웠다. "어머니는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셨어요. 제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게 될 상처를 걱정하셨거든요"라고 했지만, 결국 어머니는 그를 받아들였다. "그래도 결국엔 '넌 내 아들이니까 사랑하고 지지한다'고 해주셨다. 슬펐지만 동시에 감사했다"는 것이 배인의 말이다. 가족의 지지 이후, 배인은 소속사 블루닷엔터테인먼트와 저스트비 멤버들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알렸다. 업계 일부에서는 커밍아웃이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몇몇 업계 관계자들은 (커밍아웃하면) 팬을 잃을 수 있어 위험하다고 조언했다"고 배인이 밝혔다. 그러나 그의 밴드 멤버들과 소속사는 그의 결정을 전폭 지지했다. 저스트비의 멤버들은 배인의 커밍아웃을 역사적 순간으로 평가했다. 멤버 지온우는 "나는 그날을 '용기의 날'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것은 그를 위한 날이자 우리 팀을 위한 날이었다. 전설의 날이었다"고 밝혔다. 배인은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아무도 특별히 말하지 않았지만, 모두 '그냥 너 자신이 되어라', '할 수 있어'라는 말이 느껴졌다. 그것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모르겠다"고 그날의 감정을 전했다. 배인의 커밍아웃 후 팬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당일 밤 팬들은 배인을 찾아가 자신들도 성소수자임을 밝히며 용기 내준 것에 고마움을 표했다. 배인은 "진작 밝힐 걸 그랬다. 내가 커밍아웃함으로써 다른 사람도 자신을 드러낼 용기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연예계에서 커밍아웃은 여전히 드문 일이다. 2000년 배우 홍석천이 공개 커밍아웃한 후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해고되고 광고 계약이 해지되는 등 당시의 낙인은 극심했다. 하지만 25년이 흐른 지금, 배인의 커밍아웃은 한국 연예계의 변화를 시사한다. 홍석천을 비롯해 K-POP의 첫 LGBTQ+ 보이밴드 라이오니스(LIONESSES)와 솔로 가수 알렉사(AleXa)는 배인의 용기에 즉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배인은 자신의 결정에 대해 낙관적이다.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커밍아웃을 통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저스트비의 다른 멤버들도 이러한 변화에 동참했다. 멤버 림지민은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일부라면 매우 혼자라고 느낄 수 있고, 당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지지가 있을 때가 훨씬 더 낫다"고 밝혔다. 배인의 커밍아웃은 개인의 용기를 넘어,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다양성과 포용을 향한 작지만 큰 발걸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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