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시장 석권한 밴드 음악… 데이식스·QWER·실리카겔이 이끄는 '록의 부흥'

국내 K-POP 시장에 밴드 음악의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했다. 데이식스, QWER, 실리카겔 등 다양한 규모의 밴드들이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Z세대와 알파세대가 발라드보다 록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4인조 보이밴드 데이식스는 올해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초 미니 9집 '밴드 에이드'의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를 발매한 이후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올킬'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웰컴 투 더 쇼' 등 과거 히트곡들까지 모두 역주행하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플로가 집계한 지난 5개월간 데이식스의 스트리밍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2% 폭증했다. 9월 마지막 주 멜론 주간차트 10위 내에 데이식스의 곡만 5곡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다. 데이식스는 연말 K-POP 밴드 최초로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며, 지난달 20∼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 투어에서는 4만여 장의 티켓을 매진시켰다. 4인조 걸밴드 QWER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니 2집 '알고리즘스 블로섬'의 타이틀곡 '내 이름 맑음'이 각종 차트 톱10에 진입했으며, 수록곡 '가짜 아이돌', '안녕, 나의 슬픔'도 차트인을 기록했다. 데뷔곡 '디스코드'와 '고민중독'까지 역주행하며 상위권에서 롱런 중이다. 인디밴드의 열기도 뜨겁다. 실리카겔은 지난 5월 최대 4500명을 수용하는 서울 장충체육관 단독 공연을 3회차 모두 매진시켰으며, 지난 1∼9월 멜론 스트리밍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9.6% 증가했다. 올해 멜론 스트리밍에서 밴드 음악 전체가 210% 급증한 가운데 개별 밴드들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밴드 웨이브 투 어스는 스포티파이에서 현재 월간 청취자 수 810만명을 기록하며 아이유(540만명)보다 많은 팬층을 확보했다. 음악 소비 패턴의 변화도 뚜렷하다. 지니뮤직의 최근 석 달간(7∼9월) 연령별 음원 소비 분석 결과, 10·20대에서는 아이돌 댄스에 이어 록이 두 번째로 올라서며 발라드를 제쳤다. 반면 30·40대는 댄스>발라드>록 순이었으며, 50대는 트로트>댄스>발라드 순으로 소비했다. 지니뮤직은 국내 아이돌 음악이 댄스에서 팝 록으로 장르가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밴드 음악이 새롭게 조명받는 중심에는 잘파세대가 있다"며 "수년간 차트를 도배해 온 아이돌 음악에 대한 피로감과 대조적으로 밴드에 대한 동경과 음악적 재미가 젊은 층의 음악 소비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식스의 성공 이후 기획사 밴드들도 속속 복귀에 나서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의 씨앤블루는 미니 10집 'X'로 3년 만에 완전체 복귀할 예정이며, JYP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도 미니 5집 '리브 앤드 폴'로 출격한다. 잔나비도 곧 정규 앨범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식스 노래가 차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배경에는 단순하고 명확한 메시지가 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 내려가자"며 청춘을 응원하고, '녹아내려요'는 "세상의 절망에 얼어버릴 때 너로 인해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는 내용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데이식스 노래에는 공격적 메시지나 복잡한 테마가 없고, 지친 세대에 대한 '응원가' 같은 느낌을 준다"며 "멤버들이 전곡을 작사 작곡하는 데다 호불호가 없는 노래를 하면서 더욱 사랑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어 가사와 전자음 위주의 아이돌 음악에 지친 팬들이 밴드 음악의 실력파 이미지와 감정적 깊이에 공감하면서 새로운 음악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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