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산업의 위기, '슈퍼팬 중심 구조' 개선 필요

K-POP 산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 강해지고 있다. HYBE의 방시혁 회장은 지난 11월 국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K-POP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방 회장은 "위기론의 근거는 헌신적 팬덤의 집중적 소비에 있다"며 "K-POP 팬들은 강한 몰입도와 대규모로 집중된 소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슈퍼팬과 캐주얼팬의 혼합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K-POP은 캐주얼팬이 부족하다. 매우 집중된 구조"라며 "산업은 슈퍼팬 기반을 지원할 수 있는 더 많은 캐주얼팬을 유치하도록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OP의 슈퍼팬 중심 구조는 2000년대 초반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의 낮은 수익성에 대한 전략적 대응으로 시작됐다. K-POP 기획사들은 독점 콘텐츠를 통해 핵심 팬들을 동기부여하고 물리적 앨범 구매를 유도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04년 동방신기의 멀티 버전 앨범과 2010년 소녀시대 '오'에 포토카드를 포함시키는 전략을 선도했으며, 이러한 접근 방식은 현재까지 K-POP 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스트리밍 시대에도 진화를 거듭해, K-POP 앨범들은 포토북으로 변화했고 수집할 수 있는 포함물과 앨범 구매 시 팬 사인회나 쇼케이스 입장권 응모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개별 팬의 판매액과 수익을 증가시켰지만 전체 시장은 확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슈퍼팬들은 앨범 판매, 스트리밍 수, 콘서트 수익 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며 K-POP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같은 집중력은 높은 콘서트 티켓 가격과 표 파닝 논란 등 캐주얼팬의 진입을 막는 문제를 초래했다. 음악 평론가 김윤하는 "캐주얼 팬덤 기반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슈퍼팬과 캐주얼팬을 대립시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슈퍼팬은 K-POP에 엄청 중요하며 이 장르를 세계적으로 끌어올렸다. 문제는 슈퍼팬 자체가 아니라 기획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있다"고 지적했다. HYBE는 이 같은 산업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 개편에 나섰다. 지난주 지원 박 CEO가 3년 근무를 마치고 퇴임했으며, 제이슨 리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신임 CEO로 임명됐다. HYBE는 이를 2024년 초부터 추진 중인 '지속적인 리더십 이니셔티브'의 일환이라며, 리 신임 CEO를 'HYBE 2.0 전략 추진의 중심 인물'로 포지셔닝했다. 8월 1일 HYBE가 발표한 'HYBE 2.0'은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되는 "사업 구조 및 거버넌스 변혁"을 포함한다. 새로운 'HYBE 뮤직 그룹 APAC' 부문이 한국과 일본의 모든 음악 레이블 사업을 감독하게 된다. 한편 K-POP 아이돌 산업은 환경오염 문제도 직면하고 있다. 기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는 5월 기자회견에서 '앨범깡' 문제를 제기했다. '앨범깡'은 포토카드 등 랜덤 굿즈를 얻기 위해 같은 가수나 그룹의 앨범을 반복 구매해 열어보는 행위를 뜻한다. 팬들은 팬 사인회 응모권이나 좋아하는 멤버의 새로운 사진을 얻기 위해 수십 장, 수백 장의 앨범을 구매한 후 버린다. 이 문제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아 전 세계적 환경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K-POP 아이돌들의 버려진 앨범이 세계를 떠돌며 기후위기로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기획사는 오일이나 녹는 종이를 활용한 소재로 앨범을 제작하고 있지만, 민 대표는 "종이는 다 녹는다. 차라리 앨범을 덜 찍는 것"이 더 실효적이라고 주장했다. AI 기술의 발전도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에스파가 최근 발표한 앨범 <슈퍼노바>의 뮤직비디오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도입부부터 AI로 만든 에스파 멤버를 등장시켰다. 영국 BBC는 "현재 K-POP 팬들을 분열시키고 있는 이슈는 AI"라고 보도했다. AI 기술은 팬과 아티스트를 연결하는 중요한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앨범 전체가 인공지능이 만든 가사로 채워질 경우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감정적 연결이 끊길 수 있다는 팬들의 염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세븐틴의 우지는 "AI 작사·작곡을 해봤다. 불평하기보다 발맞춰 연습할 필요가 있다"며 "AI의 단점과 장점을 찾아보고 고민하며 우리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I는 음악 제작뿐 아니라 팬과의 소통, 공연 기획, 가상 아이돌 창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AI 기술 운영에는 상당한 환경 비용이 따른다.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필요하며, 이는 상당한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연어 처리 모델 GPT-3를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전력 소비는 수백 가구의 연간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다. AI 기술 운영 하드웨어의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도 수많은 전자 폐기물이 발생해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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