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곡도 음원차트 1위…'역주행' 현상 확산

멜론 톱100 차트에서 20년 전 노래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역주행'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7일 가요계에 따르면 에픽하이, 임현정, 카더가든 등의 과거 발매 곡이 음원차트 성적을 주도하고 있다.
전날 오후 기준 멜론 톱100에서 카더가든의 2021년 발매 곡 '그대 나의 작은 세상이 되어'가 1위를 기록했으며, 임현정의 2003년 곡 '사랑은 봄비처럼…이별은 겨울비처럼'이 32위, 에픽하이의 2007년 곡 '러브 러브 러브'는 34위를 차지했다. 애플뮤직 '오늘의 TOP 100: 대한민국' 차트에서도 세 곡이 2위, 4위, 8위에 올랐다.
각 곡의 인기 이유는 각기 다르다. '러브 러브 러브'는 최근 이 곡에 맞춰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춤을 추는 챌린지 영상이 온라인에서 유행하면서 빠르게 상위권에 진입했다. 챌린지에는 NCT 위시, 보이넥스트도어 등 K팝 그룹뿐 아니라 원곡자인 에픽하이도 참여했다.
임현정의 노래는 최근 개봉한 영화 '만약에 우리' 삽입곡으로 사용되면서 청취자가 급증했고, 카더가든의 곡은 티빙 연애 예능 '환승연애4' 삽입곡으로 쓰인 뒤 멜론차트 정상을 달성했다.

가수들도 이 같은 현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타블로는 "딸이 학교에서 '러브 러브 러브'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는 말을 해줬다"며 "갑작스러운 성과를 거두고 나니 그때 열심히 작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임현정 역시 "인생에서 경험하기 힘든 기적 같은 일인 만큼 저를 기다려주신 오랜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차트 역주행이 빈번해지는 배경을 분석했다. 써클차트 데이터저널리스트 김진우는 "전통적인 역주행 곡과 최근 역주행 곡이 섞여 나타나면서 청취자 입장에서는 피부로 체감하는 역주행 곡이 더 많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주행은 영화나 드라마 OST로 활용되는 기존 양상과 SNS 유행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양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현상은 가요계의 신곡 수요 감소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12월 써클차트의 디지털 음원 순위 상위 400곡 가운데 발매 18개월 이내 신곡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 아래인 45.9%에 불과했다. 김 데이터저널리스트는 "신곡을 흥행시키는 데 따르는 위험 부담이 커지면서 제작자 입장에서도 마케팅을 통해 기존 발매 곡의 인기를 올리는 것이 안전한 선택지가 되는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 새로운 음원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창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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