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 경쟁과 과잉 소비로 신음하는 K-POP 팬덤…코어 팬 74.4%가 '지나치다' 응답

사진 TenAsia / CC BY 3.0 — Wikimedia Commons
K-POP 팬덤이 초동 경쟁과 과도한 소비 압박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POP 팬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케이팝 레이더'가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코어 팬(월간 5만 원 이상 소비)의 74.4%와 라이트 팬(월간 5만 원 미만 소비)의 63.3%가 초동 경쟁이 지나치다고 응답했다. 초동을 위해 과도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인식도 높다. 라이트 팬의 66.9%와 코어 팬의 71.6%가 팬덤의 무리한 소비가 있다고 응답했다. 초동 경쟁이란 앨범 발매 첫 주 판매량을 의미하며, K-POP 산업에서는 이를 아이돌 그룹의 인기를 측정하는 주요 척도로 삼고 있다. 팬들의 스트레스 원인은 다양하다. 초동 기록을 위해 팬덤은 '미공개 포토카드(미공포)'를 구하기 위해 대량의 앨범을 반복 구매한다. 발매된 앨범에 포함된 정식 포토카드 외에, 판매처마다 소량으로 공급되는 미공개 사진의 포토카드를 수집하기 위함이다. 일부 팬들은 최소 수십 장에서 많게는 수백 장의 앨범을 구매한다. 음원 차트에서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팬덤은 '음원총공팀', '음원정보팀', '스트리밍 팀' 등을 조직하여 스트리밍을 독려한다. 이들은 컴백마다 스트리밍 리스트를 작성하고 인증 이벤트를 진행한다. 일부 팀은 팬들로부터 음원 사이트 아이디를 받아 대리 스트리밍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뮤직비디오 조회수까지 음악방송 순위에 반영되면서 '뮤비 스밍'도 새롭게 부상했다. 과도한 경쟁 속에서 팬덤의 집단행동도 강경해지고 있다. 트럭 시위가 일상화된 데 이어, 최근에는 근조화환까지 등장했다. 2024년 라이즈의 전 멤버 승한 탈퇴 시위에서 본격 등장한 근조화환은 특정 멤버의 퇴출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알파드라이브원 멤버 건우를 둘러싼 논란에서도 일부 팬덤이 근조화환 시위 모금을 진행 중이며, 25일 2차 시위 당시 600만 원이 모여 근조업체 70곳과 계약을 체결했다. 팬들은 이러한 과도한 소비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팬 A는 "팬 사인회에 가려면 최소 몇백 장을 사야 한다. 그렇게 사도 아이돌을 만날 수 있는 건 몇 분에 불과하고, 남는 건 쓰지도 않은 앨범 몇백 장이다. 너무 많은 지출이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도 걱정이 된다"고 고백했다. 팬 B는 "한때는 '스밍'을 돌리겠다고 공기계로 하루 종일 음원을 재생하곤 했다. 순위가 떨어질 때마다 팬덤에서 '더 많이 스밍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때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 그들의 빛나는 기록을 위해 내가 계속해서 쓰이는 분위기였다"고 털어놨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은 최근 근조화환 시위가 등장하는 배경으로 '개별 팬덤의 강화'를 꼽았다. 그는 "최근 K-POP 시장은 특정 멤버를 중심으로 한 개별 팬덤의 영향력이 커진 구조"라며 "이 과정에서 그룹 전체의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 아래, 논란이 된 멤버의 탈퇴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다만 팬덤 내부에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일부는 "그룹을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과도하고 인권 침해적"이라고 비판한다. 김헌식은 "팬덤의 권리 의식이 강화된 측면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특정 개인에게 과도한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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