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아이돌들, 국회서 '착취 같은 환경' 증언…"월급도 못 받고 무월경·불면증은 기본"

"연습생 생활 8년 동안 지하 연습실에 갇혀 있었는데, 28살에 건강검진을 받으니 뼈나이가 80살이라고 나왔습니다." 전 단발머리 멤버이자 현재 K-POP 연구자인 허유정(32)이 국회에서 한 증언이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에 간 아이돌, K-POP의 성공 뒤에 가려진 아동·청소년의 노동과 인권' 토론회에는 틴탑, 브레이브걸스, 단발머리 등의 전직 아이돌 멤버들이 참석해 심각한 현실을 증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김준혁, 박수현, 임미애, 장철민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 토론회는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주관했다. **생계 보장 없는 7년 전속계약** 전 틴탑 멤버 방민수(31)씨는 아이돌의 경제적 현실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전속계약 이후 계약금 300만 원으로 7년을 의식주를 해결해야 한다. 어떠한 금전적 활동도 할 수가 없다. 대부분 부모님에게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뷔 후 아무런 돈을 받지 못하는 아이돌이 99%"라고 지적하며 "데뷔한 이후 정산을 받지 못하는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존재의 노종언 변호사는 아이돌의 법적 지위를 분석했다. "전속계약의 법적 형태를 살펴보면 특수한 동업계약 형태를 띤다. 기획사가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아무런 급여를 받지 못해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실상 권력적 상하관계에 있으면서도 기획사가 정산비율을 정하는 탓에 성공해도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신체와 정신 건강 침해** 허유정 멤버의 증언은 아이돌 연습생의 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그는 "무월경, 만성위염, 염좌 등은 흔하다"며 "건강적으로 문제가 없는 연습생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건강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적 결과다. 그는 "연습생들은 납득되지 않는 통보나 차별대우 등 부당한 상황을 겪어도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며 참고 견뎌낸다"고 설명했다. 전 브레이브걸스 멤버 노혜란은 아이돌의 자생력 부재를 언급했다. "개인 의견을 말할 수 없고, 오로지 회사 결정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휴대폰도 없는 숙소 생활에서 단 1원의 경제력도 없이 자아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도 개선 촉구** 허유정 멤버는 "미성년 연습생의 보호 구제,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 아이돌 연습생 건강 검진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문 교육자의 부재로 인해 아이돌 연습생은 부당한 대우와 억압을 경험하며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씨는 해결책으로 월급제 도입을 강조했다. "일반 학생들도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중소기업에 들어가도 나라가 보장한 최소한의 월급을 받으며 살아간다. 왜 아이돌만 아무것도 받지 못해야 하는가. 월급제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일본의 일부 아이돌 기획사는 월급제를 이미 도입하고 있다. 노 변호사도 "적어도 최저임금에 준하는 금액 정도는 미리 선지급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게끔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준혁, 이기헌 의원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개정안은 15세 이상 청소년이 1주일에 35시간 이상 대중문화예술용역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며, 과도한 외모관리 강요, 폭행·폭언, 성희롱, 학습권 침해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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