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여성 보컬 그룹·가상 아이돌, K팝 시장의 새로운 장르 시대 열린다

K팝 시장이 전통적인 아이돌 중심에서 벗어나 밴드, 여성 보컬 그룹, 가상 아이돌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고 있다.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아닌 패션, 게임, IT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K팝 시장에 진입하며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밴드 장르가 K팝 시장에서 주류로 올라온 변화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밴드 원위의 멤버 동명은 최근 인터뷰에서 "18~19년만 해도 '아직 밴드 음악이 메이저는 아니'라는 질문이 많았지만, 지금은 밴드라는 하나의 장르가 K팝 시장 안에서 메이저가 됐다"고 체감했다. 동명은 또한 "과거 밴드는 TV에 잘 안 나왔는데, 요즘은 TV를 틀면 밴드가 많이 나온다"며 "저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많아져서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데이식스, 루시(LUCY) 등 선배 밴드들의 노력과 밴드 사운드를 활용하는 아이돌 그룹들의 증가가 이러한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여성 보컬 그룹도 새로운 시장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JTBC의 신규 예능 프로그램 '걸스 온 파이어'는 '슈퍼밴드', '팬텀싱어' 제작진이 기획한 프로젝트로, 아이돌 그룹이 아닌 5인조 여성 보컬 그룹 결성기를 그린다. 프로그램 기획자 김희정 CP는 "가요계 차트를 보면 대부분 톱 100 상위권이 아이돌 음악이나 특정 장르, 남성 가수들의 음악이 많다"며 "예전에 많이 들렸던 여성 보컬 음악이 안 들려서 아쉬웠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심사위원 윤종신은 "여성 참가자만이 있는 오디션에서 심사는 처음 해봤는데, 여학교에 온 기분"이라며 "생각보다 참가자들이 훨씬 터프하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성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일반 기업의 K팝 시장 진출도 두드러지고 있다. 의류 패션 기업 에프앤에프(F&F)의 자회사 F&F엔터테인먼트가 걸그룹 유니스를 론칭했으며, 유니스의 데뷔 앨범은 발매 일주일 만에 5만 장을 넘게 판매했다. F&F는 F&F엔터테인먼트에 30억 원을 추가 출자하고, 2024년 하반기에는 '유니버스 리그'라는 보이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해 2025년 초 중으로 새로운 보이그룹을 데뷔시킬 계획이다. MBC 사내 벤처에서 독립한 회사가 제작한 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도 가요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걸그룹 '메이브'도 게임회사 넷마블 계열사의 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협력으로 탄생했다. 이러한 시장 확장은 K팝 산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자본이 대거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양산형 그룹'의 한계와 실력 논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빌보드 차트 진입, 코첼라 무대 입성 등 단순한 기록 싸움에 매몰됐다는 지적을 하며, 완성도 있는 아이돌 양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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