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아이돌, 투명하지 않은 정산에 시달리다

K-POP은 대한민국의 최고 수출품이 되었지만, 화려한 무대 뒤에는 깊은 그늘이 있다. 아이돌 정산의 투명성 부재와 기획사의 과도한 비용 공제로 인한 부조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에게 정산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공할 법적 의무가 없다. 아이돌들은 어디에 얼마를 썼고 얼마나 벌었는지 알 수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2022년 불거진 '이승기 사태'는 이러한 부조리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톱스타인 이승기조차 18년 동안 음원 정산을 한 번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산 비율도 문제다. 연습생 비용과 소속사에서 포함하는 각종 비용을 공제한 후에도 9대 1에서 6대 4의 비율로 나뉘는데, 비율이 높은 쪽은 항상 기획사다. 요즘 트렌드는 7대 3 혹은 6대 3이며, 3~4년차 이후부터 6대 3 혹은 5대 5로 중간 조정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5대 5 조건이라 하더라도 순수익의 절반을 멤버들이 나눠 가져야 하므로, 멤버 수가 10명인 그룹의 경우 1인당 정산 비율이 90대 1까지 떨어진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유명 아이돌 멤버 A씨의 정산표는 실제 현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6명 멤버의 5대 5 계약에 따라 순수익의 절반을 가져가는 '유리한' 조건이었음에도, 실제 수익의 50%를 가져가지 못했다. 최대 매출을 기록한 2년차 3분기에 29억 2,639만 8,105원을 벌었지만, A씨가 가져간 돈은 1억 2,688만 997원으로 순수익의 5%에 불과했다. 더욱 문제적인 것은 비용 산정의 자의성이다. A씨 측은 "매출과 비용을 한 번에 계산할 때도 있었고, 음반과 매니지먼트 등 항목별로 나눠 계산할 때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소속사 대표의 출장비, 프로듀싱비 명목의 거액 차출, 임직원 차량 리스비 등이 아이돌 그룹의 비용으로 공제되었다. 협찬 받은 무대 의상이 일인당 수천만 원으로 계산되거나, 멤버 1인이 1분기에 마신 물값만 600만 원으로 책정되기도 했다. 치명적인 것은 A씨가 한 번도 정산 증빙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7년 동안 아이돌 활동을 한 멤버 B씨는 "7년 동안 한 번도 정산을 받아본 적이 없고, 정산 자료를 받아본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정산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사실상 활동 중단을 의미하기 때문에, 아이돌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2022년 한 민사소송 판결에서 법원은 3년간 정산 내역을 받지 못한 아이돌 멤버의 전속계약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논란이 불거지자 문체부와 국회는 소속사가 아티스트에게 정산 내역을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하는 '이승기법' 개정안을 제시했으나, 지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정산 투명성이 없는 한, K-POP을 만드는 아이돌들의 권리는 계속 침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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