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산업 뒤의 그림자: 계약 분쟁·인권 문제·기관 방만 경영이 노출되다

K-POP 산업이 글로벌 문화로 성장하는 한편, 그 내부의 적폐들이 차례로 드러나고 있다. 계약 분쟁부터 인권 침해까지 다층적인 문제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계약 분쟁으로 흔들리는 기반** 여러 K-POP 그룹이 계약 분쟁에 휘말렸다. 2023년 빌보드 핫 100 히트곡 '큐피드'로 글로벌 명성을 얻은 걸그룹 Fifty Fifty는 소속사 어트랙트(Attrakt)와 계약 해지를 위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어트랙트는 경쟁사가 멤버들을 무단으로 접촉하려 했다는 '타이머링(tampering, 계약 위반)' 혐의를 제기했고, 그 대상에는 '큐피드'를 프로듀싱한 더 기버스 CEO 안성일이 포함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결국 Fifty Fifty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어트랙트가 급여 지급 의무나 멤버 건강 관리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멤버들의 항소도 기각되었다. 현재 멤버 키나는 항소를 취하하고 어트랙트로 복귀했으나, 새나, 아란, 시오는 계약이 해지되었다. 어트랙트는 이들과 관련자 12명을 상대로 13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안성일에 대해 횡령과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2024년 8월 세 전 멤버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 IOK Company의 자회사 매시브 E&C에 입사했고, 올해 2월 어블룸(Ablume)으로 재탈생한 뒤 안성일에게 새 음악 프로듀싱을 직접 의뢰했다. EXO의 멤버 첸, 백현, 시우민(EXO-CBX)도 2023년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사유는 이윤 정산의 투명성 부족과 불공정한 장기 연장 조항이었다. 2024년 1월 백현은 독립 레이블 INB100을 론칭했고, 5월 래퍼 MC몽과 함께 설립한 One Hundred의 자회사가 되었다. **팬 괴롭힘의 실체와 충격**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은 유튜브 방송에서 '사생팬'의 행동을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나는 그들을 '사생팬'이라 부르지 않고 그냥 '사생'이라 말한다"며 "정말 극단적이었다. 내가 차를 타고 떠나면 그들은 재빨리 택시를 잡아타고 따라다녔다"고 증언했다.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김희철은 "택시 기사들이 외국인 십대 팬들을 착취했다. 우리를 따라다니기 위해 엄청난 액수를 요금으로 청구했다"고 분노했다. 그가 항의하자 기사들은 "왜 이러니"라며 웃어넘겼다. 사생들은 멤버들의 집, 자주 방문하는 술집과 식당 위치를 알고 있었다. 일부 어른들이 십대의 이러한 행동을 부추겼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들도 있었다. 멤버들의 기숙사에 몰래 침입한 사생들이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리고, 위생용품과 '더 심각한 것들'을 남겼다. 음악 프로듀서 윤일상은 "아이돌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미쳐버린 이야기들을 듣는다. 어떤 이들은 지나가며 성기를 만져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미성년자 성 상품화 논란** 15세 이하 여자 어린이를 선발해 아이돌을 육성하려는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 피프틴'이 비난을 받았다. 참가자들이 짙은 화장과 성인 여성용 의상을 입고 있었으며, 이는 미성년자 성 상품화라는 지적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편성이 무산되었다. 또 다른 사례도 있었다. 유명 여자 아이돌들이 한 다이어트 약품의 부작용(설사)으로 야외 촬영 중 의류 오염 사고를 겪었다. 이 약품은 이후 9시 뉴스에도 보도되어 감량 효과가 없다고 알려졌고, 프로듀서는 일일이 수거하며 사과했다. **기관 방만 경영의 실태**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적절한 감시 없이 경영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협회는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 개선 명령에 따라 임원 1인당 참여 가능 위원회를 5개 이내로 제한했으나, 2년 뒤인 2023년 이 규정을 삭제했다. 그 결과 2024년 협회 임원들은 1인당 평균 13개 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2023년~2024년 2년간 회의 수당만 14억 원이 지급되었으며, 임원 1인당 평균 수당은 2,689만 원에 달했다. 협회가 관리·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전 보고하지 않고 규정을 임의로 변경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구조적 개선의 필요성** 저널리스트 전다현이 저술한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은 K-팝 산업의 이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책은 아이돌과 연습생 40여 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계약의 부명확함, 정산 문제, 역바이럴과 악플, 해외 팬덤 시스템의 문제점을 다룬다. 여자 연습생 10명 중 8명이 월경을 하지 않는다는 증언은 빡빡한 일정과 다이어트 강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저자는 K-팝이 "기획과 통제가 우선시되는 구조 속에서 성장해왔다"며 아티스트가 소모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제언한다. 이 책은 2025년 미국 휴스턴국제영화제 뉴미디어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부문 Gold Remi Award를 수상했다. 산업의 성장 뒤 숨은 인권 침해와 기관 적폐는 K-팝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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