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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5년간 두 배로 성장했지만…아이돌 인권·팬심 이용·공연장 부족 문제 드러나

K-팝 5년간 두 배로 성장했지만…아이돌 인권·팬심 이용·공연장 부족 문제 드러나

한국 음악산업 매출이 5년 전인 2018년 6조원에서 지난해 12조원을 넘으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K-팝이 '외형만 성장했을 뿐 내적 성숙은 여전히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불거진 JYP엔터테인먼트의 다국적 걸그룹 비춰(VCHA) 사태와 하이브의 '아이돌 문건' 공개로 K-팝 산업의 근본적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춰의 미국인 멤버 케이지는 지난 8일 특정 스태프들에게 학대를 당했다며 그룹을 탈퇴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케이지는 "강도 높은 업무와 사생활에 대한 극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급여는 거의 받지 못한 채 막대한 부채를 쌓아왔다"며 "이는 K-팝 산업에 깊이 자리 잡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진스 민지 멤버도 전속계약 해지 선언 기자회견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 수차례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신뢰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하이브의 '위클리 음악산업 리포트'에는 아이돌 멤버들에 대해 "못생겼음" "놀랄 만큼 못생겼음" 등 원색적인 표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으며, 미성년자 아이돌 멤버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틴탑 전 멤버 방민수는 국회 토론회에서 "아이돌은 데뷔 시점부터 일, 연애, 외모, SNS 게시물 등 그 어떠한 사소한 것까지 구설에 오르지 않도록 통제받고 억압받는다"고 증언했다. 케이지도 "이런 환경에서는 음악 작업을 하고 싶지 않으며, 나의 탈퇴 결정으로 K-팝 시스템이 아이돌과 연습생을 보호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돌을 '사람'이 아닌 '상품'으로 바라보는 인권 문제 외에도, 팬심을 이용한 마케팅 관행도 사회적 논란의 중심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된 시대에도 K-팝의 실물 앨범 판매량은 매년 50% 이상 증가하고 있다. 기획사들은 앨범에 팬 사인회 응모권을 넣어 초동 판매량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팬심을 이용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팬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50장에서 150장의 앨범을 구매하기도 한다. 앨범 한 장당 1만 1천원에서 1만 9천원이므로, 한 차례 이벤트 참석만으로 250만원대를 지출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팬들 사이에서는 '팬싸 컷'(팬 사인회 당첨을 위해 구매해야 하는 앨범의 양)이라는 비공식 기준이 형성되어 있다. 무작위 포토카드 획득을 위해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하는 관행도 일반화되었으며, 한국소비자원 설문에 따르면 52.7%의 팬들이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음반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환불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하고 소비자 정보 공개를 충분히 하지 않은 4개 굿즈 판매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한 팬은 "앨범 판매량이 아티스트의 성공 지표로 반영되는 것은 알지만, 이런 식으로 허수를 늘리면 많은 통계들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이런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취미를 포기하게 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K-팝 산업이 단기간에 거대 자본이 몰리면서 2020년대 이후 IT, 게임, 금융 등 타 업종 출신 경영진들이 대거 진입했다. 하이브의 경우 이재상 대표는 구글 출신, 박지원 전 대표는 넥슨 출신이며, 현재 71개에 이르는 종속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혼탁해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 더 조심해야 하는데, 이런 적나라한 표현으로 보고서를 쓰는 것은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K-팝 종주국이라는 평가와 달리 제대로 된 공연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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