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영문 가사로 논쟁…BTS 글로벌 재정의

BTS가 4년 7개월여의 공백을 깨고 정식 복귀했다. 3월 20일 발매한 정규 5집 'ARIRANG'은 빌보드 200 차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수록곡 'SWIM'은 빌보드 핫 100에 1위로 진입했다. 이는 BTS가 동시에 앨범과 곡으로 차트 정상을 차지한 사례로는 2020년 'Be'와 '라이프 고즈 온' 이후 6년 만이다.
하지만 부활의 뒤에는 K-pop의 정체성을 둘러싼 깊은 고민이 있다. 앨범 전체의 80% 이상이 영문 가사로 작성되면서, K-pop의 한국적 특성을 희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born in Korea, play for the world"라는 마케팅 슬로건으로 요약되는 전략이지만,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Netflix 다큐멘터리 'BTS: The Return'에서 멤버들은 영문 발음의 어려움과 한국 가사 부족에 대한 우려를 솔직히 드러냈다. 리더 RM(김남준)은 "너무 많은 영문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진정성의 수준이 있다"고 표현했으나, 하이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 어필하면서도 진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음악적으로 ARIRANG은 한국의 정체성을 강조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첫 곡 'Body to Body'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 민요 '아리랑'의 샘플이 삽입되었고, 1896년 하워드 대학교에서 아리랑을 녹음한 한국 학생들에 대한 비디오 트리뷰트가 수록되었다. 또한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가 앨범의 두 챕터를 나누고 있다.

그럼에도 국제적 제작진의 규모는 상당하다. Diplo, Ryan Tedder, Flume, Kevin Parker(Tame Impala), JPEGMAFIA 등 서방 음악가들이 참여했으며, 리드 싱글 'SWIM' 뮤직비디오에는 미국 배우 릴리 라인하르트가 출연했다.

차트 성과는 무시할 수 없다. 수록된 13곡 중 'No.29'(종소리 인터루드)를 제외한 모든 곡이 핫 100에 진입했으며, 빌보드 글로벌 배제 미국 차트에서는 BTS가 역사상 처음으로 상위 13곡 전체를 차지했다. 하이브의 회장 방시혁은 "이 작업에 1년 반의 삶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며 복귀 앨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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