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 이용한 K-POP 굿즈 시장의 어두운 내막...불법 정보거래·개인정보 침해 만연

K-POP 팬덤의 강한 구매력이 악용되는 굿즈 시장의 문제점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팬들의 애정에 기대어 기획사들이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고 있으며, 동시에 불법 정보 거래와 개인정보 침해 문제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4대 엔터테인먼트사의 코어 팬덤 규모는 약 342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주도하는 전체 팬덤 산업 규모는 약 8조원에 이른다. MD 사업은 엔터사 전체 사업 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분야다. 하이브는 올해 1분기 MD 및 라이선싱, 콘텐츠, 팬클럽 매출 등 간접 참여형 매출 1,78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매출(5,006억원) 중 약 36%를 차지한다. 특히 MD 및 라이선싱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607억원에서 이번 분기 약 1,064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지난해 MD 및 라이선싱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9.1% 증가한 4,200억원이었다. 기획사들이 직면한 가장 빈번한 비판은 '가격 거품' 논란이다. 팬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기 위해 굿즈를 구매하지만, 기획사들은 팬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원가나 일반적인 시장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단순한 문구류나 액세서리, 기본적인 의류 등이 아티스트의 로고나 이름이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수배 이상의 가격에 판매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품질 저하' 문제도 심각하다. 한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의 열성 팬 A씨는 "굿즈는 연예인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상품 세부 페이지가 너무 부실하다. 실사가 없는 굿즈도 많다"며 "배송은 한 달 뒤에라도 오면 다행이고, 반품이나 환불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반 쇼핑몰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의 서비스 거절이 관행화되어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하이브, SM, YG, JYP 등 4대 기획사의 '굿즈 갑질'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총 1,050만원을 부과했다. 기획사들은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임의로 청약 철회 기간과 요건을 설정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는 상품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 철회가 가능하지만, 하이브의 위버스샵은 "분실 혹은 반송의 경우 출고일 기준 1달이 경과하면 보상이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또한 포장 개봉 상태의 반품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상품 박스 제거로 가치가 감소한 경우 반품을 거절하는 등 소비자 보호 규정을 명백히 위반해왔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하이브가 낸 과태료 300만원은 굿즈 판매로 번 천문학적인 매출액의 0.000025%에 불과하다"며 "솜방망이 처분에 굿즈 갑질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불법 정보 거래도 심각한 수준이다. 연 8,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비공식 굿즈 시장 뒤에는 아이돌의 동선을 추적하고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거래하는 '홈마'(홈페이지 마스터) 문화가 있다. 일명 홈마들은 아이돌의 항공편, 출국 시간, 게이트 번호 등을 오픈채팅방에서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확실한 정보"라며 연예기획사조차 공개하지 않은 스케줄을 내부자를 통해 입수했다고 주장한다. 2023년 홍콩 소재 외항사 직원 A씨는 글로벌 항공사 예약망에 아이돌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입력해 BTS 등 유명 연예인의 탑승 정보를 1,000건 넘게 유출했으며, 이 정보는 건당 1,000원에서 2만원 사이에 거래되어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챙겼다. 일부 유명 홈마는 연수익이 1억원을 넘기도 하며, 자가 제작을 내세워 사업자 등록 없이 세금 신고도 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세무 전문가들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판매 행위는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대상이며, 일정 규모 이상이면 사업자 등록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홈마들의 굿즈는 초상권, 저작권, 퍼블리시티권 등 복잡한 법적 쟁점을 안고 있다. 연예인의 동의 없이 촬영한 이미지를 상품화하거나 판매할 경우 초상권 침해로 민사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들은 전담 조직을 꾸려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만, 홈마들은 계정을 자주 바꾸며 텔레그램,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을 옮겨 다니고, 해외 IP로 로그인하거나 익명 오픈채팅방을 활용하면서 실효성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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