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오브라이프 흑인 문화 모방 논란, K팝 반복되는 '문화 전유' 문제 재점화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가 흑인 문화 모방 논란으로 도마에 올라 K팝 산업의 반복되는 '문화 전유'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 S2엔터테인먼트 소속의 키스오브라이프는 4월 2일 멤버 줄리의 생일을 기념해 진행한 생방송에서 '올드스쿨 힙합' 테마로 콘셉트를 구성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네 명의 멤버는 콘로우 헤어스타일과 금목걸이 등 흑인 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된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했으며, 시애틀 태생의 한계계 미국인인 벨은 '릴 타코 벨'로 불리며 흑인 래퍼들의 말투와 억양을 따라 했다. 이는 고정관념에 기반한 특정 인종의 정체성을 희화화하는 것으로 비판받았다. K팝이 안고 있는 문화 전유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마무의 '블랙 페이스' 논란, 오마이걸 유아 뮤직비디오의 북아메리카 원주민 이미지 차용, 블랙핑크 뮤직비디오의 힌두교 신상 소품 사용, 노라조의 인도 문화 희화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K팝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반복적으로 제기되어온 문제들이다. 문화적 전유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문화 아이콘이 해당 문화 구성원들의 정체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박스 티, 뉴에라 모자, 체인 목걸이 같은 힙합 패션은 국경을 넘어 쓰이지만, 흑인 래퍼들의 말투와 억양, 어두운 빛깔의 얼굴 화장은 고정관념을 통해 형성된 특정 문화권의 정체성을 흉내 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희화화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산업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이러한 기본적인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키스오브라이프는 재작년 한 멤버가 연습생 시절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나오는 팝송 커버 영상으로 이미 사과한 전력이 있음에도 같은 논란이 벌어졌다. 생일 라이브 방송 같은 이벤트는 회사가 기획하거나 최소한 컨펌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이 회사의 미흡한 역량으로 인한 비난을 받는 구조다. K팝은 글로벌 시장 진출로 상당한 매출을 거두고 있지만, 타 문화권에 대한 금기시되는 코드를 인지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학습 과정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극단적인 인종차별 표현이 줄어들었고, 한 번 항의를 받은 문화권에 관한 사례가 재연되는 일도 드물어지고 있다. 다만 무지는 학습하지 않으려는 태도와 다르며, K팝 산업이 글로벌 파트너들과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과를 넘어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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