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K-pop 저작권료 수백억 원 증발…음저협 내부 비리 적나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의 광범위한 비리가 적나라해졌다. 중국에서 징수되는 K-pop 저작권료 수백억 원이 국내 창작자에게 지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음저협 내부에서는 임원진의 과도한 보수와 투명하지 못한 자금 관리가 지속되고 있다. 1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음저협 이시하 이사는 "중국 플랫폼은 저작권료를 지급했지만 그 돈이 국내 창작자에게 돌아오지 않고 사라졌다"고 폭로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디지털 스트리밍·다운로드 업체 텐센트가 저작권료를 지급했음에도, 계약 관계가 불분명한 퍼블리셔(대리중개업자)가 이를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이사는 "한국의 유통사와 텐센트를 연결해주는 퍼블리셔가 음원수익을 편취했다는 증언도 다수 확보했다"며 국내 유통사가 받아야 할 음원수익 역시 불투명하게 지급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K-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각광받지만 OTT 저작권료 정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해외 음악작가들은 넷플릭스 등으로부터 저작권료를 받는데, 한국 작가들만 못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재원 의원(조국혁신당)의 계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이 중국에서 징수한 K-pop 저작권료는 연평균 4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텐센트뮤직의 연 매출이 6조 원이고 K-pop 비중이 최대 1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수백억 원대의 저작권료가 증발된 셈이다. 김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즉시 전면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불법적인 이익을 환수하는 것은 물론 관련자들을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음저협의 내부 비리도 심각하다. 지난 9년간 음저협은 임원진에게 85억 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했다. 회장에게만 총 28억 원이 지급됐으며, 이 중 기본급은 10억 5000만 원, 업무추진비는 14억 7000만 원, 출장비는 2억 7000만 원이다. 같은 기간 비상임임원에게는 총 57억 1000만 원이 지급됐는데, 이 중 회의비가 46억 4000만 원으로 전체의 81.2%를 차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미 지난해 "회의비 상한선을 설정하고 임원 보수 기준을 조정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음저협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음저협은 회장 기본급을 대폭 인상했다. 2024년 회장 기본급이 1억 800만 원이었는데, 2025년 3월부터는 1억 9300만 원으로 79% 인상한 것이다. 또한 자진 미수령분 약 9900만 원을 소급해 일괄 수령했다. 다른 공공기관과의 비교는 음저협의 과도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2024년도 한국콘텐츠진흥원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연 4200만 원, 한국관광공사는 2000만 원, 한국저작권위원회는 900만 원에 불과하다. 반면 음저협 회장의 업무추진비는 1억 7000만 원대로 공공기관 평균의 4~10배에 달한다. 2024년 기준 음저협 비상임이사 1인당 회의비는 평균 약 3000만 원 수준이며, 최고 수령자는 4870만 원에 달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유튜브 레지듀얼(Residual) 사용료의 불투명한 관리다. 함께하는음악저작권협회(함저협)에 따르면, 음저협은 2018년 이후 구글(유튜브)로부터 대한민국 음악저작자들의 저작권을 대리해 수령한 레지듀얼 사용료가 1천억 원을 넘어선다. 그러나 음저협은 그 사실을 외부에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음저협 명의 계좌에 보관하다가 내부 회원들에게만 분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함저협은 "구글과 음저협이 사실상 양자 합의만으로 천억 원이 넘는 레지듀얼 사용료를 음저협에 귀속시킨 것은 다수 음악저작자에게 돌아가야 할 권리를 침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한 "음저협이 관련 정산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일부만 임의로 지급한 것은 투명성과 공정성 원칙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함저협은 올해 2월 음저협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9월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형사 고소·고발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음저협 비회원 창작자들 사이에서도 집단소송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미디어 업계와 음저협 간의 저작권료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방송·IPTV·OTT 업계 4개 단체는 음저협이 "미디어 사업자를 저작권 침해 집단으로 몰아가며 형사고소를 협상 압박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저협이 정부 허가를 받은 신탁단체임에도 협의가 아닌 형사고소를 협상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주장이다. 미디어 업계는 또한 "음저협이 저작물 이용량과 무관하게 과도한 저작권료를 부과하고 시장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형사고소 중단 ▲미디어사업자에 대한 부정적 표현 자제 ▲저작물 이용량과 무관한 과도한 저작권료 부과 중단 ▲시장지배력 남용 및 행정소송 남발 자제 등을 촉구했다. 이에 음저협은 "일부 사업자들이 수년간 음악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하고도 저작권료를 납부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피해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하며, 이 피해가 수만 명의 창작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미디어 산업의 성장은 창작자의 희생이 아닌 콘텐츠 품질과 서비스 경쟁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양측은 저작권료 산정 기준과 관리비율 문제를 둘러싼 협상을 진행 중이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협상이 결렬된 이후 양측이 공식적으로 중재를 요청할 경우 정부가 개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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