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하 아이돌의 '결혼 은폐' 논란, 팬 570만 원 기만으로 도덕성 문제 재점화

일본의 한 남성 팬이 좋아하는 아이돌과의 데이트를 위해 약 570만 원을 지불했으나, 함께한 '경호원'이 실은 아이돌의 남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도치기현 출신의 지하 아이돌 '토즈키 토우카'는 팬들을 대상으로 '디즈니랜드 1일 데이트' 이벤트를 공지했다. 입장권, 식사, 사진 촬영 등을 포함한 참가비는 60만 엔(약 570만 원)이었다. 토즈키는 "진짜 데이트처럼 느껴질 것"이라는 홍보 문구를 덧붙이며 팬들의 참가를 독려했다. '니노'라는 이름의 남성 팬은 즉시 이벤트에 응모했다. 그는 약 4년 동안 토즈키의 사진집과 팬 활동에 수백만 엔을 지출했을 정도로 열정적인 팬이었다. 그는 이번 데이트를 위해 토즈키와 동행한 보디가드의 비용까지 자비로 부담했다. 데이트 당일 놀이기구를 타고 함께 식사하고 사진을 찍으며 "마법 같고 꿈 같은 하루를 보냈다"는 후기까지 남겼다. 하지만 며칠 후 팬은 자신이 경호원으로 알고 있던 남성이 토즈키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호원이라고 믿고 비용을 부담한 남편의 존재뿐만 아니라, 토즈키가 결혼 사실을 은폐했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었다. 팬은 SNS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내가 가장 사랑한 아이돌이 결혼 사실을 숨겼을 뿐 아니라, 그 남편을 데이트에 데려오고 비용까지 내가 다 냈다"고 분노를 표했다. "정서적으로 기만당한 기분"이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이 게시글은 순식간에 수십만 건의 공유와 댓글을 기록했으며,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불쌍한 남자, 이제 사람을 믿지 못할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고, 다른 이는 "팬을 속인 것은 부도덕한 행동"이라며 "환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토즈키는 지난 10월 12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녀는 "해당 데이트는 아이돌 활동을 마친 후 인플루언서로 전향한 뒤 진행한 것"이라며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결혼 사실이나 남편 동행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팬은 이후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사건은 일본 아이돌 문화의 '연애 금지 규범' 문제를 다시 한 번 조명하게 됐다. 지하 아이돌 문화에서는 팬의 몰입을 유지하기 위해 결혼이나 연애를 금지하는 암묵적 규범이 존재해 왔다. 이 규칙은 아이돌의 사생활을 통제하면서 '순수함'과 '환상'을 상품화하는 산업 구조의 일부다. 지난해에도 일본의 아이돌 모모카 토조가 남자 친구와 찍은 사진이 공개된 뒤, 소속사로부터 "1년간 매일 밤 혼자 찍은 셀카를 올려 싱글임을 증명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례가 알려지며 유사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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