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녀 세대, '케데헌'으로 한류 입문... 가족 함께 K팝 팬덤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케이콘(KCON) LA 2025' 행사장에서 만난 50세 브리트니 퀴글리와 25세 딸 엠마 퀴글리, 그리고 여동생 시어 라슨의 이야기는 한류 문화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퀴글리는 2017년 딸이 고등학교 다닐 때 K팝을 처음 접했다고 회상했다. "딸이 '엄마 이거 들어봐'라며 K팝을 들려줬어요. 가사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음악이 계속 머리에 맴돌더라고요"라며 8년간 K팝 팬으로 지낸 경험을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현재 퀴글리는 딸보다 더욱 열성적인 K팝 팬이 됐다. 그는 "이제는 내가 딸보다 더 K팝을 좋아하는 열성 팬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미국 서북부 아이다호주에서 살고 있으며, LA에서 차로 12시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케이콘 관람을 위해 함께 비행기를 타고 내려왔다. 케이콘 마지막 날인 3일까지 사흘 내내 관람할 계획이었다. 퀴글리는 지난해 온라인에서 케이콘 포스터를 보고 처음 행사를 알게 됐으며 "보자마자 바로 티켓을 예매했다"고 했다. 그들이 주로 좋아하는 그룹은 피원하모니(P1Harmony)로, 3~4년 동안 이들을 따라왔다. 또한 엔하이픈, 제로베이스원, 에이티즈, 더보이즈 등 여러 K팝 그룹을 즐기고 있으며 BTS(방탄소년단)도 애정하고 있다. 퀴글리는 피원하모니가 출연한 홍보 부스 앞에서 동영상을 열정적으로 촬영했고, "거의 바로 앞에서 봤는데 진짜 멋지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 놀랍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피원하모니의 멤버들이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점도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피원하모니는 멤버들이 영어를 많이 쓰기 때문에 자막 없이도 바로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저녁 케이콘의 메인 행사인 'M 카운트다운' 콘서트에는 베이비돈크라이부터 NCT127, 아이브, 제로베이스원, 피원하모니 등 K팝 지형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라인업이 펼쳐졌다. 약 2만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K팝 팬들은 각자 좋아하는 그룹의 응원봉을 들고 열렬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콘서트 개막식에는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병헌이 깜짝 등장해 환호를 받았다. 그는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귀마' 역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으며, 이날 극 중 캐릭터처럼 독백하며 무대에 등장했다. 이어 "세계가 K-컬처와 깊은 사랑에 빠져 있다. 그 중심에 케이콘이 있다"며 콘서트의 개막을 알렸다. 케이콘은 2012년 CJ ENM 주최로 LA 인근 어바인에서 처음 열린 이후 미국 K팝 팬들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2023년에는 14만 명, 지난해에는 12만5천 명이 현장을 방문했다. 이처럼 한류 문화의 글로벌 확산 속에서 K-뷰티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화장품 유통업체 CJ올리브영은 내년 첫 미국 매장 개점을 앞두고 있으며, 이날 케이콘 행사장의 전시 부스도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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