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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공연서 촬영 장비 논란…K-pop 글로벌 팬덤 갈등 심화

말레이시아 공연서 촬영 장비 논란…K-pop 글로벌 팬덤 갈등 심화

K-pop 그룹 DAY6의 말레이시아 공연을 계기로 한국과 동남아시아 팬들 사이에 온라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공연장에서 한국 팬들의 촬영 장비 반입을 둘러싼 논란이 SNS에서 국가 단위의 감정 대립으로 확대되면서 인종 비하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는 K-pop 산업의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팬덤 구조의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DAY6 공연에서 일부 한국 팬이 반입이 제한된 전문 촬영 장비를 사용하려 시도했다. 현지 팬들은 SNS를 통해 이를 비판하며 공연 규칙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이 옹호하면서 양측 간 온라인 설전으로 발전했고, 동남아 팬들이 'SEAblings'(남동아시아와 형제자매를 뜻하는 조합어) 해시태그로 단결하며 갈등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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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은 X(구 트위터)에서 출발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으로 빠르게 전파되었다. 'Knetz vs SEAblings' 이슈 관련 게시물이 18,000건의 언급과 2억 2,200만 건 이상의 엔게이지먼트를 기록했다. 양측이 서로를 조롱하며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부 한국 네티즌들의 게시물에서는 동남아시아인들의 용모를 비하하고 피부색을 조롱하는 인종차별적 표현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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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초부터 일부 동남아 팬덤은 K-pop 아이돌들의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이 피부색을 지나치게 밝게 표현한다며 '화이트워싱' 논쟁을 제기해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 팬덤과의 온라인 설전이 반복되며 감정의 골이 깊어져왔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은 현상이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확장되면서 팬덤 역시 다양한 문화권이 뒤섞이는 구조가 되었고,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와 인식 차이가 충돌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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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온라인에서 특정 사건이 국가 단위의 갈등으로 일반화되는 현상이다. 김 평론가는 "일부 사례를 두고 특정 국가 팬덤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극단적인 사례가 전체 팬덤 문화로 일반화되면서 갈등이 더 증폭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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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는 K-pop 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 시장이다. 2023년 K-pop 산업이 해외시장에서 거둔 수익이 약 9억 달러에 달했으며,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에서 K-pop의 최대 시장이다. 큰 인구 규모, 높은 청년층 비율,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활발한 콘텐츠 소비가 K-pop 글로벌 확산의 핵심 거점으로 작용해왔다. 블랙핑크의 태국 출신 멤버 리사가 세계적 스타로 성장하면서 동남아 팬덤의 규모와 영향력도 크게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인도네시아 태생 카르멘 등 동남아 출신 멤버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팬덤 다양화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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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갈등으로 많은 동남아 팬들이 K-pop 공연 보이콧과 한류 거부를 호출하고 있다. 10년 이상 K-pop 팬이었던 인도네시아인 므뭄푸니 켄 데스티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며 "이제 해외여행을 생각할 때 한국은 최우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신 그는 인도네시아 걸그룹 노 나(No Na)를 팔로우하며 K-pop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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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갈등은 단순한 온라인 설전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 손실과 문화적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은 한류 확산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지역이다. 팬덤 갈등이 국가 단위의 감정 대립으로 고착될 경우 콘텐츠 소비와 교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국인들의 주요 관광지에서 관광의 질과 안전까지 연결될 수 있다. 김 평론가는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단순히 공연 수익을 올리는 것을 넘어 국가별 문화적 감수성을 고려한 세밀한 팬 커뮤니티 관리와 자정 노력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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