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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음반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K-POP 기획사 주가 하락, '팬덤 의존도' 심화

높은 음반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K-POP 기획사 주가 하락, '팬덤 의존도' 심화

K-POP 산업이 정점을 지났다는 '케이팝 위기론'이 현실이 되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 2023년 3월 주류시장 성장률 둔화를 지적했고, 실제로 빌보드 핫100 차트 기준 2021년 대비 2022년 케이팝 앨범의 차트인 횟수는 약 53% 감소했다. 역설적이게도 음악산업 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실물 앨범 수출액은 2억9023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국내 주요 기획사들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지며 음악산업 수출액은 연평균 16.8%로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SM, YG, JYP, HYBE 등 대형 기획사의 주가는 작년 여름부터 지속적인 하락을 겪고 있다. 위기론이 제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방탄소년단의 공백이다. 방탄소년단만큼 대중성을 확보한 그룹이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윤선미 에이펀 인터랙티브 본부장은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이라는 대형 아티스트와 헤비 팬덤을 통해 정점을 찍은 기획사"라며 "방탄소년단의 공백 이후 수치적 하락세나 수익 구조의 부작용을 더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팝의 파급력이 줄어가고 있음을 체감하는 건 팬덤도 마찬가지다. 22세 여성 팬 A씨는 "케이팝이 점점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가는 것 같다"며 "마치 간을 보듯이 여러 그룹을 번갈아 가며 좋아하는 팬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팬 이수연(20세) 씨는 "케이팝이 대중성을 잃은 것에는 확실히 공감한다"며 "점점 매니아층만 두터워지고 있는 구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높은 팬덤 관여도가 산업의 원동력으로 작동해온 가운데, 기획사들이 팬덤 의존적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IBK투자증권의 2023년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대 엔터의 코어 팬덤 규모는 약 350만명으로 추정되며, 1인당 연간 매출 기여액은 52만원에서 104만원 수준이다. 기획사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익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팬덤 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 22세 여성 팬 B씨는 "새 앨범 발매와 음악방송 등 팬들이 적은 비용으로 아티스트를 만날 기회는 줄어가고,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공연과 팬 사인회만 늘어가니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 가격 상승이 가장 심각하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2019년 전석 11만원에서 2022년 VIP석 22만원, 일반석 16만5000원으로 3년 새 티켓 가격이 두 배까지 올랐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의 가장 최근 콘서트는 VIP석 가격이 1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국내 공연 평균 단가는 2019년 이전 11만원~12만원 수준에서 현재 16만5000원~22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콘텐츠의 질 향상 없이 가격만 인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기획사들은 공연 차별화를 명목으로 15분에서 20분 남짓한 부가적 이벤트를 끼워 팔고 있으며, 멤버십 선예매와 응원봉, 가격 변동제 등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 응원봉은 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새 버전으로 출시되어 매 공연마다 새로운 응원봉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앨범과 굿즈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 소위 '팬싸컷' 이상의 앨범을 구매해야 참여할 수 있는 팬 사인회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최근 정부가 외국인 관광 대책 흐름을 '질적 관광'으로 전환하려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케이팝이 정점을 찍었지만 위기론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이지행 동아대 젠더·어펙트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케이팝 산업의 흥행은 가수의 성공을 마치 나의 성공처럼 바라는 팬덤의 친밀도와 몰입이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10대와 20대가 주축을 이루는 팬덤 특성상 계속되는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의 이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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