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법원, 가상 아이돌 모욕에 명예훼손 인정…메타버스 시대 아바타 법적 보호 첫 확립

남한 법원이 가상 아이돌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 처음으로 명예훼손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가상 K-팝 그룹 Plave 측이 인터넷 댓글러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씨가 Plave 멤버 5명에게 각 10만 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Plave 멤버들의 외모 등을 지적하는 글을 잇달아 게시했다. Plave 측은 모욕 행위에 해당한다며 멤버 5명에게 각 650만 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핵심 판단은 아바타와 이를 조종하는 실제 인물의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A씨는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캐릭터이고, 신상이 비공개여서 가상 캐릭터와 원고들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정부지방법원 장유진 판사는 "메타버스 시대에서 아바타는 단순한 가상의 이미지가 아니라 사용자의 자기표현, 정체성, 사회적 소통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아바타에 대한 모욕 행위 역시 실제 사용자에 대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법원은 또한 가해자의 표현이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장 판사는 "피고의 모멸적 표현으로 원고들은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며, 피고는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원고가 청구한 액수 전액을 인정하지 않았다. "A씨가 게시한 글의 내용과 표현 수위, 불법행위 이후 정황,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종합해 위자료 액수를 각 10만 원으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Plave의 소속사 Vlast는 판결 후 항소를 제기했으며, 이 사건이 가상 아바타 명예훼손 사건의 중요한 판례를 설립했다고 평가했다. 2023년 데뷔한 Plave는 K-팝 가상 스타 중 가장 성공한 그룹 중 하나다. 유튜브에서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뮤직비디오와 일상 영상을 정기적으로 공개한다. 지난해 MAMA 어워드에서 보컬 퍼포먼스와 올해의 곡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올해 서울뮤직어워드에서 주요 상을 수상했다. 가상 K-팝 아이돌은 실제 인물이 모션 캡처 기술을 통해 음성을 내고 애니메이션을 조종하는 형태로, 남한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장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상 아이돌이 인간 아이돌이 받는 개인생활 침범과 집중적인 감시 압박으로부터의 해방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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