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아이돌이 K-뷰티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대규모 기업들 앞다퉈 모델 영입

K-뷰티 업계가 마케팅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 모델 중심이던 화장품 브랜드들이 남성 아이돌을 앰배서더로 내세우며 글로벌 소비층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기초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의 모델로 방탄소년단(BTS) 진을 선정한 뒤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 라네즈의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진을 모델로 쓴 뒤 세포라와 아마존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매출이 증가했고, 세포라에서는 스킨케어 브랜드 매출 3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K-뷰티 인디 브랜드들도 남성 아이돌 영입에 나섰다. 에이블씨엔씨의 색조 브랜드 '어퓨'는 올해 2월 NCT의 제노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했다. 제노의 첫 화보가 공개된 지난 6월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어퓨 브랜드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7% 급증했다. 어퓨 관계자는 "NCT 제노가 해외 Z세대(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 여성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모델로 선정했다"고 했다. 다른 K-뷰티 업체 파켓의 스킨케어 브랜드 '믹순'은 올해 2월 엔하이픈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기용했고, 이즈앤트리도 NCT 멤버 재민을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스트레이키즈도 주요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은 아이돌 굿즈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고운세상의 '닥터지'는 올리브영에서 수딩 크림을 구매하면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의 대면 팬 사인회 응모권을 제공하는 행사를 열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남성 모델을 기용해 포토 카드나 팬 사인회 응모권을 제공하는 화장품업체가 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화장품의 주요 소비층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보다 남성 아이돌 그룹을 앞세우는 것이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뷰티 업체들의 제품 경쟁력과 공격적 마케팅 덕분에 화장품 수출액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 한국 화장품 잠정 수출액은 9억 3,516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7.1% 증가했다. 유럽 지역의 수출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는데, 프랑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70.4%, 영국은 22.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동 지역 수출액도 38.8% 급증했다. 남성 아이돌 앰배서더 전략은 단순한 광고 효과를 넘어 K-팝 팬덤 경제와 K-뷰티 수출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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