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팬 경제의 그림자...고가 팬미팅 표·무분별한 앨범 중복 구매·과다 시상식 난립

K-POP의 글로벌 인기 상승 뒤에는 팬덤의 과도한 경제 활동과 산업의 왜곡된 구조가 숨어있다. 중국의 K-POP 팬들 사이에서는 공식 팬미팅 표가 고가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lobal Times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열린 K-POP 팬미팅의 입장권 가격이 5만 위안(약 6,933달러)에 달했다. 팬 'Ling Ling'은 "국내 팬사인 행사는 너무 비싸 아이돌의 첫 중국 팬사인 행사가 5자리 가격대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경험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팬 'Paopao'는 "한국의 팬사인 행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즉흥 춤, 인사, 선물 같은 상호작용이 중국 행사에서는 거의 없다"며 "스케줄이 너무 타이트해 계속 서두르게 된다"고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또한 팬들이 높은 수수료를 내고 '대리 팬사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도 흔하다. 인기 아이돌 멤버의 서명과 음성 메시지가 담긴 패키지는 약 2,000위안(약 280달러)을 호가하며, aespa 멤버의 10초짜리 음성 메시지는 중국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Xianyu에서 360위안(약 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앨범 중복 구매로 인한 환경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 1~10월 상위권 400개 앨범의 누적 판매량은 약 1억 100만 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 음반사 대표는 "CD 구매 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구매자들의 판매 목적 조사 결과, 수집 목적(75.9%), 굿즈 수집(52.7%), 이벤트 응모(25.4%) 순으로 나타났으며, 음악 감상 목적은 단 5.7%에 그쳤다. 앨범 중복 구매의 주요 원인은 팬사인회 응모권이다. 팬사인회에 참가하려면 앨범에 포함된 응모권으로 추첨에 응모해야 하기 때문에, 팬들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적게는 수십 장, 많게는 수백 장까지 앨범을 구매한다. 한 30대 프리랜서는 팬사인회 응모를 위해 한 번에 200만 원 이상을 지출했으며, 다른 30대 직장인은 팬사인회 응모에 350만 원을 사용한 경험을 전했다. 환경 파괴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획사가 앨범 제작에 사용한 플라스틱은 2017년 55.8톤에서 2022년 801.5톤으로 약 14배 증가했다. CD는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데, 자연분해되는 데 100년이 걸린다. 포장재로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도 문제로, 연소 시 독성 가스를 배출하며 재활용도 어렵다. 무분별한 시상식 난립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 S 언론사가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수용 인원 5만 명)에서 개최한 '서울가요대상' 시상식의 객석이 텅 빈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BTS와 블랙핑크 콘서트는 만석을 기록했던 것과 형성된 대조다. 또 다른 C 언론사 뮤직어워즈도 입장권이 충분히 팔리지 않아 2주 앞두고 돌연 취소됐으며, D 언론사도 시상식 일정을 조정하는 등 연이은 파행을 연출했다. 언론사 주최 시상식의 문제점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시상식'이라는 명목으로 고가 입장권을 판매하지만 콘서트 품질이 낮다는 점이다. 최정상급 아티스트는 2~3곡만 선보이고 무명이나 신인그룹이 대거 무대에 오르는 구성이라 팬들의 표 파워 확보가 안 된다. 둘째, 시상의 공정성 문제다. '슴(SM)가대', '골든하이브' 등 특정 기획사 가수들에게만 주요상을 주는 일이 반복돼왔다. 셋째, 국내 시상식과 달리 해외 시상식은 티켓 가격 규제가 없어 과도하게 책정된다. C사는 최고가 좌석을 6,900바트(약 26만 원), S사도 6,800바트로 책정했는데, 1인당 연간 소득이 약 1,000만 원인 태국 현지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책정이다. 무대음향도 문제인데, 갓세븐의 뱀뱀은 "내 인생에서 가장 최악의 음향 시스템이었다"고 개인 SNS에 지적했다. 넷째, 엔터사와 아티스트에 미치는 부담이다. 언론사는 입장권 판매를 위해 유무형의 압력을 행사하며, 엔터사 관계자들은 "모든 엔터사가 출연 강요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주최 측이 언론사여서 불평 한마디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올해 언론사들이 준비 중인 시상식이 모두 개최된다면 15~20개의 시상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언론사들이 엔터 비즈니스의 본질을 간과한 채 눈앞의 수익성만 바라보고 무분별하게 시상식에 뛰어들고 있다"며 "이제 막 태동을 시작한 K-POP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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