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앨범 중복 구매 상술 문제 국회 제기, 환경·소비자 권리 개선 필요

K-POP 앨범 과다 생산으로 인한 환경 오염과 소비자 권리 침해 문제가 국회 무대에 올라왔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K-POP 팬들이 결성한 환경단체 '케이팝포플래닛'은 11월 20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가능한 케이팝, 올바른 소비문화 조성을 통한 기후 대응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고 구조적 개선을 촉구했다. CD 제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이 문제의 핵심이다. 음반은 폴리카보네이트(CD) 및 폴리염화비닐(PVC) 포장재로 만들어지며, 플라스틱의 99%가 화석연료로부터 생산된다. 음반 1장 제작 시 약 500g의 탄소가 배출되며, 자연 분해에는 100년 이상 소요된다. 2017년 음반 판매량은 740만 장, 플라스틱 사용량 55.8톤이었으나, 2022년에는 판매량 7,700만 장에 2,260톤의 플라스틱이 사용돼 5년 사이 무려 14배 증가했다. 2023년에는 전년 대비 51% 증가한 1억1,600만 장이 판매되면서 환경 오염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판매 목적의 왜곡이다. 실제 음악 감상을 위한 앨범 구매는 전체의 5.7%에 불과하다. 대신 팬사인회 응모권 확보와 랜덤 포토카드 수집이 주된 구매 이유다. 2023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K-POP 팬 52.7%가 굿즈 수집을 위해 음반을 구매했으며, 판매량 상위 음반 96.9%가 랜덤 포토카드를 포함했다. 올해 한 아이돌 그룹은 19가지 버전의 음반을 동시에 출시하기도 했다. 팬들의 경제적 부담도 심각하다. 팬사인회 응모를 위해 한 장에 19,000원인 음반을 50~150장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150장 구매 시 258만 원이 소요되며, 인도네시아 팬의 경우 팬사인회 응모를 위해 약 11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출한 사례도 있다. 청소년들이 음반 구매 비용 마련을 위해 과도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카드빚을 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초동(발매 첫 주 판매량)' 차트에 있다는 지적이다. 초동이 아티스트 인기도와 방송 섭외 순위에 영향을 미치면서, 팬들이 자신의 아티스트가 순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과도한 경쟁으로 내몰린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도 랜덤 포토카드 버전 앨범 수를 늘리는 마케팅 상술로 이를 부추기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영국 오피셜 차트는 랜덤 구성물이 포함된 앨범을 집계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시행 중이다. 이에 대응해 BTS와 BLACKPINK가 영국 차트 집계를 위해 랜덤 포토카드가 없는 버전의 앨범을 발매한 사례가 있다. 음악 지속가능성 연합(MSA)의 엘레노어 앤더슨 상임이사는 "엔터사는 판매한 음반과 굿즈에 대해 책임지고,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회수해 재활용하거나 다시 판매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회에서는 차트 집계 방식 변경, 청소년보호법 준용을 통한 경고 문구 삽입, 환불 기준 개정 등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채지영 선임연구원은 "음반 판매량을 차트 집계에서 제외하거나 한 가지 음반만 집계하도록 변경하는 것이 빠른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환경부는 "현재 규제하지는 않지만, 폐기물 발생을 원천적으로 감량하고자 한다"며 "시장지원이나 대체 산업 활성화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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