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아이돌, 명함 모르기부터 커피 마시기까지 '불가능한 기준'에 속속 사과

K-POP 아이돌들이 극도로 엄격한 팬덤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사소한 행동까지 사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초 한 달간만 해도 여러 아이돌이 이례적인 사항들로 인해 공식 사과에 나섰다. 래퍼 이영지는 1월 1일 세븐틴 도겸의 문자에 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팬들에게 사과했다. 보이밴드 엔하이픈의 제이크는 1월 5일 팬들과의 라이브스트림 중 스타벅스 커피를 마셨다는 이유로 사과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관련해 특정 프랜차이즈에 대한 온라인 불매 운동이 있었던 상황이었다. 걸그룹 뉴진스의 민지는 1월 16일 지난해 1월 유튜브 출연 당시 '칼국수'라는 음식을 모르는 척했다며 "나쁜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공식 사과했다. 온라인 이용자들은 민지가 "명품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 음식을 모르는 척했다고 주장했다. K-POP 아이돌들은 헌신적이고 정치적이며 온라인에 활발한 팬덤의 가혹한 감시 속에서 활동한다. 이들은 항상 완벽한 모습을 유지해야 하며, 한 번의 실수도 용서받지 못한다. 팬덤의 요구 기준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최근 팬덤의 집단행동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K-POP 팬덤 시위의 기본 수단이었던 트럭 시위가 이제 근조화환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트럭이 주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온화한 수단이었다면, 근조화환은 멤버의 퇴출이나 관계 단절을 강력히 주장하는 강경 수단이다. 2024년 라이즈 전 멤버 승한 탈퇴 시위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등장한 근조화환은 최근 다른 사안에서도 재등장하고 있다. 일부 팬덤은 논란이 된 멤버를 둘러싼 상황에서 근조화환 시위 모금을 진행하며, 모금 개시 20분 만에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팬덤의 강경한 의사가 표현되고 있다. 팬덤 내부에서도 반응은 갈린다. 일부는 "그룹을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과도하고 인권 침해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은 "최근 K-POP 시장은 특정 멤버를 중심으로 한 개별 팬덤의 영향력이 커진 구조"라며 "그룹 전체의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 아래, 논란이 된 멤버의 탈퇴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팬덤의 권리 의식이 강화된 측면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법적 판단이나 사실관계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개인에게 과도한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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