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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의 원론·멀티레이블 체제·가상 아이돌로 보는 '21세기 종합예술'의 변신

K-POP의 원론·멀티레이블 체제·가상 아이돌로 보는 '21세기 종합예술'의 변신

사진 K-POPit 티비텐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K-POP이 단순한 음악을 넘어 언어학, 미학, 기술이 결합된 21세기 종합예술로 재정의되고 있으며, 산업 구조와 표현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일본의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가 저술한 '케이팝 원론'은 K-POP을 "좁은 극장을 부수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며 24시간 지구상을 극장화하는 '지구형 공유 오페라'"로 명명하며 '케이아트'로까지 확장한다. 이 책에 따르면 K-POP의 진정한 가치는 뮤직비디오에 있으며, 언어(Language), 음향(Audio), 시각(Visual)이 혼연일체가 되어 인터넷으로 고속 전파되는 'LAVnet' 시대의 예술이다. 과거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던 시대에서 유튜브로 뮤직비디오를 보는 시대로 변하면서 K-POP은 춤을 포함한 신체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진화했다는 분석이다. 언어학적으로 K-POP은 독특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어는 글자 수와 발음 음절 수가 일치하여 음표와 조응하기 좋으며, '종성의 초성화' 현상으로 다채로운 음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꽃' 다음에 모음이 오면 '꽃이'는 [꼬치], [꼳치], [꼬시]로 변화한다. 이러한 특성은 래퍼들에게 창조의 폭을 크게 넓혀준다. 성문 폐쇄와 후두의 긴장이 많은 한국어의 특성은 '보이지 않는 음표'가 되고, 풍부한 의성의태어와 감탄사는 세계인들이 한국어의 의미를 몰라도 말맛에 매료되게 만든다. K-POP의 음악은 처음부터 다국적 작곡가에 의해 멀티 트랙으로 만들어지며, 그룹 멤버들의 '존재론적 목소리'와 '멀티에스닉' 요소가 더해져 한국어·영어 외 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까지 포함된 복수언어 체계를 구성한다. K-POP 산업은 1인 프로듀서 중심의 기획사 체제에서 멀티 레이블 시스템으로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초기 K-POP은 이수만(SM), 양현석(YG), 박진영(JYP) 같은 1인 총괄 프로듀서가 중심이 되어 기획사 브랜드 정체성을 강하게 내세웠으나, K-POP의 글로벌화와 아티스트 수 증가로 이 체제만으로는 효율적 관리가 어려워졌다. JYP 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JYP 2.0을 도입해 본부제를 채택했고,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등 그룹들이 소속 본부에서 독립적으로 관리되기 시작했다. SM 엔터테인먼트도 최근 SM 3.0 체제를 도입하며 여러 프로덕션이 각기 다른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멀티 프로덕션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이브(HYBE)는 2021년 BTS의 글로벌 성공을 기반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를 본격 도입하며 여러 기획사를 인수했고, 각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도 중앙 플랫폼을 통해 자원을 공유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다만 멀티 레이블 체제는 독립성과 중앙 통제 간의 충돌이라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하이브 산하 어도어(ADOR)의 민희진 대표가 뉴진스(NewJeans)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후 하이브의 중앙집중식 경영 방식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방시혁 의장과 경영권 갈등을 빚은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K-POP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각 레이블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체계로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노마는 K-POP이 힘을 잃지 않으려면 음악과 영상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과도하게 늘어난 그룹 멤버 수를 4~5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K-POP의 미래 경험자로는 가상 아이돌(Virtual Idol)이 떠오르고 있다. 플레이브(Plave), 스텔라이브(Stellive), 이세계 아이돌(Isegye Idol), IITERNITI, 나이비스(naevis) 등 신규 가상 K-POP 그룹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SM 엔터테인먼트는 첫 공식 가상 아티스트 나이비스를 통해 서울 디자인 2024의 앰배서더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플레이브는 지난 3월 9일 MBC의 주간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했고, 10월 5~6일에는 팬 콘서트를 개최했으며, HYBE Japan은 플레이브의 기획사 Vlast와 공식 제휴를 맺어 일본 진출을 돕고 있다. 한국 가상인간산업협회(Kovhia)에 따르면 올해 한국에는 7개의 주요 가상 아이돌이 있으며, 내년에는 최소 10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 아이돌들은 특히 한국과 문화적 유사성이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꾸준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밴드 스타일의 다중 멤버 가상 아이돌은 전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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