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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앨범 폐기 물량 폭증…음반기획사 플라스틱 사용량 4년간 4배 증가

K-팝 앨범 폐기 물량 폭증…음반기획사 플라스틱 사용량 4년간 4배 증가

K-팝 산업의 과도한 앨범 마케팅이 환경 오염과 소비자 피해를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음반기획사가 앨범·포장재·굿즈 제작에 사용한 플라스틱은 2019년 약 573톤에서 2023년 약 2,264톤으로 4배 증가했다. K-팝 앨범 한 장당 배출 온실가스는 약 500g으로, 인기 여자 아이돌 초동(발매 후 1주일 판매량) 기록을 고려하면 비행기로 지구를 74바퀴 도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CD는 폴리카보네이트, 포장재는 폴리염화비닐로 제작되며, 이들 물질의 제작·폐기 과정에서 대량의 환경 오염이 발생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생산된 앨범이 실제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발간한 '팬덤 마케팅 소비자문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K-팝 팬덤 활동 소비자의 약 52.7%가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앨범을 구매했으며, 실제 CD로 음악을 감상하는 소비자는 5.7%에 불과했다. 2023년 실물 앨범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해 약 1억 1,578만 장이 판매됐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은 랜덤 포토카드와 팬사인회 응모를 이용해 중복 구매를 조장하고 있다. 한 인도네시아 팬은 1분가량의 영상통화 팬사인회 응모를 위해 최대 150장(약 258만 원)의 앨범을 구매했으며, 다른 해외 팬은 500장(약 8,500달러, 연간 집세 수준)을 구매했으나 당첨되지 못했다. 팬사인회 당첨 커트라인 정보인 '팬싸컷'을 돈을 받고 공유하는 신종 비즈니스도 등장했으며, 앨범 구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만들거나 대출을 받는 청소년 팬들도 많다. 10월 발매된 세븐틴의 미니앨범 'SPILL THE FEELS'는 일반 앨범 3개, 캐럿 앨범 13개, 키트 앨범 2개, 위버스 앨범 1개 등 총 19개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포토카드 종류까지 포함하면 약 350종의 앨범 버전이 존재한다. 2024년 상반기 빌보드 탑10 앨범은 평균 22가지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이는 K-팝의 마케팅 관행이 전 세계 음악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K-팝, 올바른 소비문화 조성을 통한 기후 대응 방안 모색' 포럼에서 케이팝포플래닛은 '플라스틱 앨범의 죄악' 캠페인을 통해 개선책을 제시했다. 포토카드 등 랜덤 구성물이 포함된 앨범을 국내 음악 순위 집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국 오피셜 차트는 포토카드가 두 개 이상이고 소비자가 앨범 구매 후에야 어떤 포토카드가 포함되는지 알 수 있는 경우, 해당 앨범을 차트에 집계하지 않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도 영국 차트 대응 시 랜덤 포토카드가 없는 버전을 별도 발매한 바 있다. 음악 지속가능성 연합(Music Sustainability Alliance)의 커트 랭어와 엘레노어 앤더슨은 빌리 아일리시와 콜드플레이 같은 해외 아티스트들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앨범을 제작하고 있으며, 다회용기 서비스 기업이 공연과 축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기획사는 친환경 포장재 사용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중복 구매를 조장하는 마케팅이 계속되는 한 친환경 포장재 사용도 결국 그린워싱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음반 판매량 기반 순위 집계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기획사들의 자율 규제를 우선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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