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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수출의 60%를 담당하는 게임산업, 규제만 받고 진흥은 없다

K-콘텐츠 수출의 60%를 담당하는 게임산업, 규제만 받고 진흥은 없다

사진 Dispatch / CC BY 3.0 — Wikimedia Commons

2023년 기준 국내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83억 9,400만 달러(약 10조 9,785억 원)로, 같은 해 K-콘텐츠 전체 수출액 약 140억 달러 중 약 60%를 차지했다. 2024년 K-콘텐츠 수출액이 151.8억 달러로 집계된 가운데서도 게임은 여전히 수출액 기준 K-콘텐츠의 금융적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산업은 '사행성', '중독', '규제 대상'이라는 프레임으로만 소비되며, K-팝·K-드라마처럼 국가의 소프트파워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CJ그룹은 한류기업으로서 콘텐츠 보다는 K뷰티와 K푸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K-무비·K-드라마 제작에 앞장서온 CJ는 2020년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거머쥐며 한류를 주도했으나, 현재 CJ ENM은 부진 중이다. 토종 OTT 티빙은 설립 후 5년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출시된 드라마들은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디즈니플러스의 '카지노' 같은 글로벌 작품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현 CJ 회장은 할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의 중동 K푸드 사업을 본격화하고, CJ올리브영과 현지 헬스케어 유통사가 손을 잡고 K-뷰티 브랜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게임산업은 구조적 병목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2023년 게임산업 수출액이 전년 대비 6.5% 감소한 것은 약 20여 년 만의 일이며, 2024년 상반기와 3분기 모두 게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2024년 통년 수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정책의 이중성에 있다. K-팝·K-드라마와 달리 게임에는 규제만 있고 진흥이 없다. 세제 혜택, 해외 마케팅 지원, 인디·콘솔 프로젝트 펀딩 같은 구체적 지원책이 부재하거나 미미한 상태인 것이다.

규제 자체는 필요하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투명성 강화는 2024년 봄부터 의무화되었으며, 청소년 보호와 소비자 권익 강화 차원에서 타당하다. 국내 개발사들의 확률 조작 과징금 사건이 업계 신뢰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제의 적용에 불공정함이 있다. 한국에 지사를 두지 않은 해외 게임사들은 행정 조치를 피할 수 있는 반면, 국내 게임사들만 규제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진다. 중국산 게임의 한국 내 매출은 약 20% 이상 증가했으나,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은 '판호(허가증)' 문제로 거의 중단된 상태다.

국내 시장 규모도 상당하다. 2023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22조 9,6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성장했으며, 종사자 수도 8만 4,970명에 이른다. 모바일게임이 13조 6,118억 원(59.3%)의 매출로 전체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PC게임은 5조 8,888억 원(25.6%), 콘솔게임은 1조 1,291억 원(4.9%)을 기록했다. 세계 게임시장 규모가 약 2,000억 달러대일 때, 한국의 점유율은 약 7~8%로 세계 4위를 유지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라이브 서비스와 GaaS(Game as a Service)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나, 한국 게임사들은 과금 최대화 중심에 머물러 있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파트너십도 제한적이다.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전 세계 500만 장 이상을 판매했고,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는 서비스 8년차에도 해외 비중이 8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성공들은 장수 IP 중심으로 제한되어 있다.

2025년 현재 한국 게임산업은 모순된 위치에 있다. 수출은 여전히 K-콘텐츠의 주요 동력이고 글로벌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생성형 AI 침투, 글로벌 빅테크의 게임 산업 진출, 스트리밍 플랫폼 재편 등으로 산업 전환의 시점에 직면해 있다. 정책이 규제 강화에만 집중하면 한국 게임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될 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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