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푸드·K뷰티,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국내 기업들 현지 진출 급증

한류 열풍이 드라마와 K팝을 넘어 K푸드와 K뷰티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아시아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한류가 비교적 늦게 유입된 시장이지만,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2025 말레이시아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내 기업의 말레이시아 투자 진출은 총 1203건으로 4조8780억원에 달했으며, 진출한 법인은 총 312개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내 중산층이 가장 많은 지역인 데다 높은 구매력을 지닌 곳으로, K푸드 산업의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들의 타깃은 2030세대다. 말레이시아 2030세대의 81.6%가 한류 콘텐츠는 물론 한국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편의점 프랜차이즈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CU는 2021년 말레이시아에 처음 진출한 이래 2023년 말까지 140여개의 매장을 열었고, 후발주자인 이마트24도 현재 88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무슬림 국가 특성상 돼지고기·소고기보다 닭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반영해 교촌에프앤비, BBQ, 네네 등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K드라마 인기를 기반으로 진출한 달콤커피, 이삭토스트, 이디야커피 등도 젊은 세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도 쿠알라룸푸르 번화가의 대형 쇼핑몰에 '뚜레쥬르 선웨이 피라미드점'을 오픈했으며, K-베이커리를 콘셉트로 내세워 패스트리와 생크림 케이크 외에도 현지 고객의 수요에 맞춘 샌드위치와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현지 반응은 뜨겁다. 서울과 부산을 방문했던 애플 팅(28·여)씨는 "한국에서 뚜레쥬르를 방문했을 때 분위기가 좋았고 빵도 맛있었는데 집 근처에 생겼다고 해서 놀랐다"며 "역시 맛있더라. 고급스러운 느낌도 나고 한국 드라마에서나 보던 카페를 근처에서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열혈 K팝팬인 20대 여성 옌지씨는 "한국 카페는 나에게 '성지순례'인데 한국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며 "집에서도 가까운 거리라 부담 없이 들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한류가 더욱 견고한 문화 기반을 다지고 있다. 2003년 '겨울연가'가 NHK에서 방송되면서 시청률 20.6%를 기록하며 한류의 원점이 되었다. 2019년 현빈·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은 한류 드라마의 시청층을 전 연령대로 확대했고,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한국 방송프로그램의 일본 수출액은 2023년 1억2천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K팝도 일본 시장에서 오랫동안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 1980년대 조용필, 계은숙, 김연자가 일본 진출에 성공했으며, 2001년 일본에 데뷔한 보아는 오리콘 차트에 7장의 앨범을 1위에 올려놓는 등 '걸어 다니는 1인 기업'으로 불렸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빅뱅 등 2세대 아이돌 그룹이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2010년대에는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이 일본 내 각종 차트를 석권했다. 방탄소년단은 2021∼2022년 일본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모든 현지 스타를 제치고 2년 연속 연간 매출 1위에 올랐다. 일본은 정치·역사적 이슈와 문화를 분리하는 시각이 보편적이어서, 한일 관계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한류 팬덤의 충성도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동방신기는 데뷔 20주년을 맞은 현재도 투어 콘서트로 수십만 명을 동원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정착되면서 젊은 세대에게 K문화는 더 이상 새롭거나 낯설지 않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세련된 문화소비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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