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한국' 떨어져 나간다 — KATSEYE 빌보드 차트인·중국 공연금지 9년 만에 해제 움직임

K팝의 국제적 확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K'의 의미가 점차 한국에서 분리되면서 한국식 제작 방식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HYBE의 미국 기반 걸그룹 KATSEYE가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한 것이다. 17일 발매된 '그날리'(Gnarly)는 21일 차트 92위에 올라, 한국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K팝 그룹으로서는 처음 빌보드 차트인에 성공했다. 이 곡은 하이퍼팝 장르를 강하게 반영하며 기존 K팝의 요소를 상당 부분 축소했다. 이는 장르의 글로벌 확장 전략의 새로운 단계를 시사한다. 빌보드는 같은 날 KATSEYE와 뉴진스를 'Under 21'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명단에 포함시켜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식 제작 시스템의 글로벌 로컬화는 일본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K팝이 초기 일본 대중음악(J팝)을 차용했다면, 최근 역학 관계가 역전되고 있다. 전 아이돌 출신 프로듀서인 스카이-하이는 과거 일본이 한국에 인재 수출을 계속하면 산업 의존도가 심화될 우려를 제기했으나, 이제는 K팝의 방식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그의 레이블 BMSG는 한국의 훈련과 제작 모델을 기반으로 보이 밴드 BE:FIRST를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신흥 기획사들도 이를 따르고 있다. 일본 통신업체 NTT는 지난해 K팝 방식의 시스템으로 걸그룹 cosmosy를 론칭했으며, SM엔터테인먼트와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에이벡스 같은 기성 기획사도 글로벌 오디언스를 겨냥한 보이 밴드 ONE OR EIGHT를 결성했다. 한국 콘텐츠 제작자들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프로듀서 JAKOPS(박준호)가 설립한 기획사 XGALX는 2022년 일본 걸그룹 XG를 런칭했으며, 지난달 이들은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에 출연해 글로벌 주목을 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 이수만도 무대에 나섰다. 그의 신규 기획사 A20이 지난해 중국 전원으로 구성된 걸그룹 A20 메이를 데뷔시켰다. 한편, 중국의 K팝 공연 금지가 9년 만에 해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6년 8월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시작된 '한류 금지' 이후, 중국에서의 한국 문화 공연은 공식적으로 차단돼 왔다. 이를 두고 BTS의 슈가는 2023년 라이브 방송에서 "한국 가수가 중국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상황이 달라지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비자 면제 확대, 한국 게임 개발사 승인 증가, K팝 아이돌 팬미팅 승인 등 일련의 조치가 중국의 한국 문화 제한 완화를 시사하고 있다. 다만 공연 승인은 여전히 주요 걸림돌이다. 보이밴드 EPEX의 복주 공연이 5월 31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소속사 C9 엔터테인먼트는 5월 13일 "지역 사정으로 인한 불가피한" 연기를 발표했다. 이는 9년 만에 한국 국적의 K팝 그룹이 중국 본토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던 첫 번째 사례였다. 업계 분석가들은 중국의 K팝 공연 승인 완화가 중국의 K팝 및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정상화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HYBE와 SM엔터테인먼트 같은 주요 기획사에게 이는 공연 사업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HYBE는 2025년 1분기 수익의 약 30%를 공연에서 창출했고, SM엔터테인먼트는 같은 기간 수익의 23%를 공연으로부터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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