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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21세기형 종합예술"…일본 언어학자의 새로운 해석

"K팝은 21세기형 종합예술"…일본 언어학자의 새로운 해석

사진 TV10 (티비텐) / CC BY 3.0 — Wikimedia Commons

일본의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가 K팝을 21세기형 종합예술이자 '지구형 공유 오페라'로 재평가하는 저서 '케이팝 원론'을 출간했다. K팝을 단순한 음악을 넘어 말, 소리, 빛, 신체성이 어우러진 새로운 예술 형태로 분석하는 이 책은 K팝 관련 담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노마는 1953년 후쿠오카에서 태어났으며, 도쿄교육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현대미술 작가로 활동했다. 대학 입학 후 한국어를 독학하기 시작했고, 30세에 도쿄외국어대학 조선어학과에 입학해 한국어와 언어학을 전공했다. 2013년부터 K팝, 특히 뮤직비디오에 주목하기 시작한 그는 언어학과 미학을 통합한 총체적 관점에서 K팝을 분석해왔다. "케이팝을 둘러싼 산업론, 마케팅론, 미디어론, 사회학 등 주변 담론이 대다수"라며 "중심에 대한 갈증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한 노마는, K팝의 본질을 파고들기 위해 존재양식과 표현양식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존재양식 관점에서 K팝은 단순히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니다. K팝의 진수는 뮤직비디오에 있으며, 이는 "언어, 다양한 소리, 시각적 빛이 혼연일체가 되어 인터넷상을 고속으로 날아다니는 동태"인 '랩넷'(LAVnet) 시대의 예술이다. 과거 '워크맨' 시대의 음악 감상에서 '유튜브' 시대의 뮤직비디오 감상으로 변화하면서 K팝은 혼자 즐기는 음악에서 전 세계인과 공유하는 음악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며 24시간 지구상을 극장으로 만들고 때로는 스마트폰까지 극장으로 변환"하는 K팝을 노마는 '케이아트'로 명명한다. K팝 뮤직비디오는 시이자 회화이며 사진이자 패션이기도 한 복합예술이라는 평가다. 표현양식 관점에서는 다원주의와 다극주의가 K팝의 특성임을 강조한다. 음악은 다국적 작곡가들의 멀티 트랙으로 만들어지며, 그룹 멤버들은 다양한 '존재론적 목소리'와 다국적 요소를 지닌다. 노랫말은 한국어와 영어의 결합이 기본이며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로도 확장된다. 특히 언어학적 분석에서 노마는 한국어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한국어는 글자 수와 발음 음절 수가 같아 음표와 조응하기 좋으며, 종성과 모음이 만나는 음의 변화가 다채로워 래퍼들에게 창조의 자유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블랙핑크 지수의 솔로곡 '꽃'에서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라는 표현이나, 풍부한 의성의태어와 간투사는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가 된다고 분석했다. 노마는 K팝의 미래에 대해서도 제언한다. 일부 K팝이 'K'를 떼고 단순한 '팝'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붕괴"라고 표현하면서, "세계가 원하는 것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팝'이 아니라 바로 '케이팝'"이라고 주장한다. K팝의 힘을 지속하려면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그룹 멤버 수를 4~5명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저자는 K팝의 국가 주도 발전이라는 해외의 통념에 대해 강하게 반박한다. 그는 이러한 관점을 "질투심 어린 담론으로 숨은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의 변종일 뿐 거의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책에는 방탄소년단의 '피 땀 눈물',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뉴진스의 '어텐션' 등을 '베스트 뮤직비디오'로 꼽으며, K팝 뮤직비디오 관련 유튜브 공식 영상으로 연결되는 QR코드 410개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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