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BE, K-팝 개발 모델을 인도로 수출…9~10월 현지 법인 출범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글로벌 확장이 인도로 향하고 있다. BTS를 소속시킨 하이브가 인도 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하이브는 지난 6월 30일 "현재 인도 현지 시장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 중이며, 9월 또는 10월 인도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방시혁 회장의 "K-팝 방법론을 세계로 수출하겠다는 비전"과 맞닿아 있다. 인도는 세계 2위 인구 대국으로 약 14억 명이 거주하며, 2024년 기준 세계 음반 시장 15위에 올라 있다. 하이브가 주목하는 인도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은 2025년 말 46조 원(3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트리밍 중심의 음악 소비 구조와 성장하는 유료 가입자 수는 글로벌 음악 기업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이브의 인도 진출은 "멀티홈, 멀티장르(Multi-home, Multi-genre)" 전략의 연장선이다. 이는 각국 시장에 맞춘 지역화와 장르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아티스트를 개발하는 전략으로, 방시혁 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는 핵심 글로벌 확장 모델이다. 하이브는 미국과 라틴아메리카에서 이 전략을 실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게펜 레코드와 합작해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를 데뷔시켰다. 캣츠아이는 2024년 정규 앨범 '시스'(SIS)로 "최고의 해"를 보냈으며, 타이틀곡 '터치'(Touch)가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 100에 2주, 글로벌 송 차트에 13주 연속 올랐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2023년 엑자일 뮤직을 인수해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로 재편했으며, 텔레문도 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 '파세 아 라 파마'(Pase a la Fama)와 리얼리티 쇼를 통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있다. 하이브가 인도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K-팝 트레이닝과 제작 시스템을 현지화하는 실험이 될 전망이다. 방시혁 회장은 "K-팝은 단순한 대중음악 장르가 아니라, 대중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슈퍼 팬을 기반으로 슈퍼 IP를 만드는 방법론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세계 주요 음악 시장에 발판을 확보하고 이 방법론을 적용하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으며,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빅 3 글로벌 회사가 지배하는 음악 시장의 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이브와 함께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다. 카카오는 2020년 인도 현지 영상 제작사 크로스 픽처스를 인수했으며, 이 회사는 2015년부터 인도에서 활동해왔다. 크로스 픽처스가 제작한 '오 베이비'(Oh! Baby)는 한국 영화 '미스 그래니'의 2019년 인도 리메이크작으로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또한 웹툰 플랫폼을 통해 인도의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2019년 크로스 코믹스(Kross Komics)를 출범시켜 한국 디지털 만화를 영어, 힌디어, 텔루구어로 번역해 제공하고 있으며,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타파스(Tapas)도 인도 독자들에게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타파스는 지난해 일일 거래액 200만 원을 돌파했다. 게임사 크래프톤도 인도 시장 확장에 나섰다. 'PUBG: 배틀그라운즈'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지난 3월 인도 게임 스튜디오 노틸러스 모바일의 75% 지분을 1,4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노틸러스는 인기 게임 '리얼 크리켓' 시리즈를 개발한 회사로, 크래프톤은 이를 통해 현지에서 인기 있는 장르로 확대하고 스토리텔링 게임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 웹툰산업협회(KWIA)도 인도 진출에 협력하고 있다. 2024년 인도 벵갈루루의 AI 스타트업 대슈툰과 파트너십을 맺고 크리에이터 중심 플랫폼을 출범시켰으며, 현지 아티스트와 한국 웹툰 작가가 함께 인도 시장용 디지털 만화를 제작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음악 회사들도 인도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리저버 미디어는 지난 4월 뭄바이에 인도 지사를 설립하고 'PopIndia' 프로젝트로 지역 아티스트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프라이머리 웨이브는 인도 음반사 타임스 뮤직과 협업해 올해 3월 심포니 레코딩 컴퍼니와 ARC 뮤직 등 현지 레이블 2곳을 인수했다. 워너 뮤직 그룹은 4월 남아시아 아티스트의 북미 진출을 지원하는 합작 레이블 '5 주션 레코즈'(5 Junction Records)를 발표했으며, 인도 디지털 콘텐츠 기업 디보의 지분 인수, 라이브·티켓 플랫폼 스킬박스에 대한 투자, 글로벌 뮤직 주션과의 파트너십 확대 등 다방면에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인도 시장 진출은 문화적·언어적 다양성이 큰 과제다. 인도는 14억 명이 거주하며 20개 이상의 공식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델리와 뭄바이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국제화된 인구층이 있지만, 지역 선호도, 종교적 민감성, 통합된 미디어 유통망의 부족 등 신중한 현지화 전략과 지역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업계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음악, 드라마, 웹툰의 조합으로 인도의 차세대 소비층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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