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아이돌 해체 가속화…K팝 시장의 양극화

K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국내 시장은 대형 기획사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한때 '중소돌의 기적'이라 불리며 주목받았던 중소기획사 아이돌들의 성공 신화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중소돌의 해체가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획사에서 배출한 한때의 주인공들은 많다. 인피니트, 걸스데이, 여자친구, 마마무는 모두 한때 '중소돌의 기적'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얻었던 그룹들이다. K팝 시장을 주도하는 방탄소년단도 데뷔 당시에는 3대 기획사가 아닌 중소기획사에서 출발해 '흙수저 아이돌' 신화를 썼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빌보드 핫 100 차트 진입 기록을 남긴 피프티피프티, 미국의 초대형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에 출연한 에이티즈 등 간혹 눈에 띄는 사례가 나왔지만, 이러한 성공 사례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중소 아이돌의 해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가수 임창정이 제작한 걸그룹 미미로즈가 데뷔 4년 만에 해체했다. 지난해에도 마마무의 동생 그룹으로 불렸던 퍼플키스와 데뷔 당시 신인상을 휩쓴 위클리 등 수많은 팀들이 소리없이 사라지고 있다.
중소 기획사의 체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가운데 제작비 증가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K팝 제작에는 한 곡을 만드는 데만 해도 다수의 작곡가와 유명 안무가가 투입되고, 화려한 뮤직비디오와 해외 진출까지 진행하면서 제작 비용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유튜브, 틱톡 등 플랫폼이 다변화되면서 각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다매체 환경 대응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업계는 구조적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김헌식은 "K팝이 대외적으로 인기가 많고 활약하지만, 국내적으로는 중소돌을 포함해서 대단히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정부와 관련 기획사들이 협업을 통해 이 구조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중소기획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30억 원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K팝 산업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본격적인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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