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K-POP, 세대론인가 마케팅인가... 논리적 공백 드러나다

K-POP 신을 떠도는 '5세대'라는 호명이 논쟁의 중심에 섰다. 최근 데뷔한 아일릿(하이브)과 베이비몬스터(YG)를 5세대 걸그룹이라 부르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비평가와 매체 관계자들은 이 호명의 논리적 타당성을 의심하고 있다. K-POP이 아이돌을 세대별로 분류하는 것은 오랜 관례다. 1세대 H.O.T·핑클부터 현재의 4세대에 이르기까지 팬덤과 업계는 세대론을 통해 케이팝의 계보를 그려왔다. 각 세대는 5년에서 10년의 텀을 두고 있어 개념 상 문제가 없었다. 1세대(90년대)는 산업의 기초를 놓았고, 2세대(00년대 중후반)는 한류를 만들었으며, 3세대(10년대 초중반)는 글로벌화와 팬덤 산업화를 주도했고, 현재의 4세대는 글로벌 친화성을 심화시켰다. 각 세대는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5세대 담론은 2023년부터 등장했다. 엠넷의 서바이벌 <보이즈 플래닛>으로 데뷔한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을 중심으로 루네이트, 키스오브라이프 같은 보이그룹이 5세대로 불리기 시작했다. 보이그룹의 경우 2010년대 초반 데뷔한 엑소와 BTS를 3세대로, 2016년~2019년 데뷔한 NCT·스트레이키즈·TXT를 4세대로 분류하면, 작년부터 데뷔하는 그룹들이 5세대가 되는 것이 수치상 일관성 있다. 더욱이 4세대 보이그룹이 팬덤 기반에 치중했다면, 현재 보이그룹들은 대중성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보여 변별되는 특성이 존재한다. 반면 걸그룹의 5세대론은 훨씬 더 취약하다. 2년 전 뉴진스·아이브·르세라핌이 4세대 걸그룹으로 분류되었는데, 베이비몬스터와 아일릿이 5세대로 불리려면 불과 2년 만에 세대가 바뀐다는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설득하기 어렵다. 기획사 관계자들도 무리함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트렌드가 빨리 교체되므로 세대 변화도 빨라진다"고 설명하지만, 5세대 그룹들이 4세대 그룹과 비교해 변화라고 할 만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 4세대 걸그룹들은 소규모 인원·걸크러시 콘셉트·월드 투어 활성화 등으로 3세대와 명확히 구분되었다. 하지만 베이비몬스터는 3세대 그룹 블랙핑크와 음악 스타일과 비주얼 콘셉트가 거의 동일하고, 아일릿은 같은 회사의 4세대 걸그룹 뉴진스와 교집합이 많다. 논리적 구분점이 부재한 상황에서 5세대 명명은 단순한 세대 분류를 넘어선다. "5세대 걸그룹" 프레임이 유포되는 이유는 마케팅에 있다. 2년 전 아이브·케플러·엔믹스·르세라핌·뉴진스가 론칭된 이후 다시금 대형 기획사에서 걸그룹을 내놓는 시기를 맞았다. 올해 베이비몬스터와 아일릿에 이어 엠넷 <아이랜드 2>와 SM의 차기 걸그룹도 예정돼 있다. 선후발 그룹들이 일정한 주기로 묶여 구분되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2년 늦게 나왔으니 차세대 기종"이라는 식의 홍보는 논리적 타당성이 없다. 이는 아이돌을 사물화하는 발상과도 연결된다. 5세대 담론이 보여주는 것은 "자신의 데뷔 그룹을 한 세대의 끝물이 아닌 다음 세대의 첫 파도"로 자처하며 관심과 이미지 자본을 취하려는 업계의 "신상 강박"이다. 아일릿이 정말 5세대를 개척했다면, 2년도 안 된 뉴진스는 벌써 기성세대가 돼버린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특히 걸그룹의 5세대론이 보이그룹보다 무리하게 제기되는 양상은 사회 현실을 반영한다. 남성보다 여성의 나이를 대상화하고 상품 가치를 매기는 관습이 우세한 가운데, 젊은 여성 아이돌을 지속적으로 "신상" 상태로 유지하려는 산업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다. K-POP 산업에는 심도 있는 학술 논문과 비평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5세대 걸그룹"과 같은 개념이 언론을 통해 퍼지는 광경을 보면, K-POP 담론의 형성 과정이 마케팅의 시중노릇을 빼놓을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바이럴 마케팅의 중요성이 증대될수록 언론 홍보 기사가 하나의 마케팅 재료로 격하되고, 그 결과 기사가 남발되고 내용이 부박해지는 현상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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