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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획사, 현지인으로만 구성된 K-POP 그룹 속속 데뷔…'K-POP의 범위' 논쟁 점화

한국 기획사, 현지인으로만 구성된 K-POP 그룹 속속 데뷔…'K-POP의 범위' 논쟁 점화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영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문앤백과 손을 잡고 보이그룹 디어 앨리스를 데뷔시켰다. 멤버 5명 모두 영국인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데뷔 전 한국을 찾아 SM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100일간 트레이닝을 거쳤다. SM엔터테인먼트는 "디어 앨리스는 K-POP 제작 시스템을 거쳐 육성한 영국 아이돌"이라며 "영국 현지 및 전 세계 활동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요계에서 K-POP의 세계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현지화 그룹 전략에 가장 먼저 나섰다. 일본과 중국에서 각각 현지인으로만 구성한 그룹 니쥬와 보이스토리를 데뷔시켰으며, 이들은 멤버 중 한국인이 없다. 하지만 JYP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참여하며 현지 그룹과 다른 K-POP 아이돌 분위기를 내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니쥬는 오리콘 차트에서 데뷔곡으로 1위에 오르는 등 일본에서 지금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현지화 그룹을 더 늘려간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올 초에는 한미 합작 그룹 비춰(VCHA)가 데뷔했다. 또한 라틴 아메리카 현지 법인을 출범시키고 멤버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지난해 11월 게팬 레코드와 합작한 미국 현지 그룹 캣츠아이(KATSEYE)를 데뷔시켰다. 유명 현지 프로듀서가 앨범 작업에 참여했으며, 포인트 안무를 비롯한 퍼포먼스 연출은 방탄소년단(BTS)의 안무를 만든 손성득 이그제큐티브 디렉터가 도맡았다. 미국 그래미닷컴은 올해 초 발표한 '2024년 주목해야 할 K-POP 신인 11팀' 명단에 캣츠아이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전 세계로 K-POP이 뻗어나감에 따라 이를 규정하는 기준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간다. 현지화 그룹이 많아진 만큼 멤버들의 국적만으로 K-POP을 구분 짓긴 어렵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사를 이루는 언어 역시 명확한 기준이 아니다. 세계 무대를 겨냥하며 가사에 영어 비중이 대폭 확대됐으며, 영어로만 이뤄진 곡을 발매하는 국내 그룹도 여럿 존재한다. 멤버 중 한국인 비중이 높고 가사가 한국어 위주라 해도 노래를 만든 작곡팀이 외국 국적인 경우도 많다. K-POP을 나누는 가장 쉬운 기준은 자본과 주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기획사가 제작을 주도하고 자본을 투입할 경우 K-POP으로 보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중음악평론가 정민재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영국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과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디어 앨리스를 예로 들며 "영국 자본을 투입하고 영국에서 방영된 '리틀 드러머 걸'은 한국인이 연출해도 영국 드라마로 분류하지만, 멤버 전원이 외국인인 디어 앨리스는 SM엔터테인먼트의 자본과 시스템으로 만든 만큼 K-POP 그룹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양국을 주 무대로 삼은 넥스지와 NCT 위시도 비슷한 사례로, 일본 국적 멤버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한국어와 일본어를 모두 구사하고 양국 음악방송에 모두 출연하는 K-POP 그룹이다. K-POP은 멤버 국적이나 가사의 언어로 규정되기보단 한국 기획사가 만든 'K-POP 문법'에 충실한 그룹의 노래라는 업계 의견도 있다.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 각이 딱딱 맞는 '칼군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포인트 안무 등과 K뷰티가 어우러진 스타일링이 K-POP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K-POP이 전 세계로 뻗어감에 따라 음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견해도 있다.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닌 문화를 통칭하는 쪽으로 범위가 확장됐다는 지적이다. 클래식과 EDM,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K-POP으로 분류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성수는 "K-POP이 전 세계적인 음악이 되면서 K-POP 음악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해외에서 K-POP을 만들 수 있는 기회 또한 늘어났다"고 설명했으며, "앞으로는 여러 국적의 인재들이 함께 K-POP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창의성총괄책임자(CCO)는 "이제는 K-POP의 3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한국인 가수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게 K-POP의 1단계라면, 혼합 국적의 가수들이 외국어와 한국어가 섞인 노래를 부르는 게 2단계, 마지막으로 3단계는 현지 가수가 현지 언어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K-POP 3단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니쥬를 제외하곤 내로라할 성적을 낸 그룹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김성수 평론가는 "아티스트를 만드는 데 평균 3년 이상 걸리지만, 현지화가 이뤄진 지는 아직 3년도 되지 않았다"며 "과도기에 있기 때문에 성공 사례가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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