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기 속에서도 K-팝 글로벌 영향력 유지…국내 차트와 해외 차트의 '역할 재편'

K-팝 산업이 2024년 앨범 판매 부진과 수익 감소를 딛고 올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경제 불안정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4월 7일 '검은 월요일'로 불리는 코스피 5.57% 낙폭 당일, K-팝 산업의 최대 기업 하이브는 5.89%의 낙폭을 기록하며 지수보다 더 큰 낙락세를 보였다. 초반에는 K-팝 산업이 방위·조선 부문과 함께 관세 위협으로부터 '안전지대'라고 평가받았다. 음악과 댄스에는 관세를 부과할 수 없으며, SK하이닉스나 현대차 같은 전통 산업과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중국의 대미 보복 관세로 인한 경제 둔화 우려가 K-팝 관련주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K-팝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것은 팬들의 관심 이동이다. 과거 국내 음악 차트의 위상이 절대적이었다면, 현재는 빌보드,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플랫폼이 중심이 되고 있다. BTS가 미국 음악 시장 진출의 장벽을 낮추며 K-팝 아이돌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달성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 이러한 변화의 촉발점이 되었다. 메론, 지니, 벅스, 플로 등 국내 음악 차트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16일 기준 메론 차트 1위는 지드래곤의 'Too Bad', 2위는 조 재즈의 'Don't You Know(Prod. Rocoberry)', 6위는 황가람의 'I Am a Firefly'였지만, 이들 곡은 해외 K-팝 팬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음악평론가 임희윤은 이를 K-팝 아이돌들이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국내 차트 성적보다 해외 차트 순위를 더 중요하게 여기면서 생긴 공백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팬덤이 활발할 때는 음악과 앨범 대량 구매라는 '토탈 어택' 전술로 차트 성공을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에 메론에서 K-팝을 스트리밍하던 많은 젊은 리스너들이 유튜브, 스포티파이, 틱톡 같은 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 인기도를 반영하는 방식이 바뀌었습니다"라고 임 평론가는 말했다. 메론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K-팝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어필 곡을 내놓고 해외 공연을 우선시하는 추세가 분명하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차트가 여전히 핵심 지표라고 강조한다. 특히 신인 그룹과 중견 아티스트들에게는 국내 차트 성적이 생존의 문제다. 한 대형 레이블 관계자는 "K-팝의 본거지는 한국이고, 트렌드는 여기서 시작되며 메론이 그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임 평론가 역시 "BTS의 정국이나 블랙핑크 수준이 아니면 글로벌 사운드로 바로 도전하는 것은 잘 안 된다"며 "해외에서도 K-팝은 여전히 서브컬처의 범주에 머물러 있고 메인스트림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차트는 팬덤 기반이 없는 아이돌의 초기 가시성 확보에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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