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을 넘어 국악으로 번지는 한류… 다국적 연주자들이 일군 전통문화 세계화

한류의 영역이 케이팝을 넘어 전통예술로 확대되고 있다. 케이팝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해온 가운데, 국악과 전통 무용 같은 순수예술이 현대 무대에서 새롭게 해석되며 글로벌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27일 아프리카 남부 인구 120만의 소국 에스와티니에서 열린 한국문화축제는 이러한 변화를 여실히 보여줬다. 수도 음바바네의 에스와티니 기독의과대학교에서 개최된 행사에는 시작과 동시에 1천여 명이 몰려 대기 줄이 이어졌다. 케이팝 커버댄스 공연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고, 참가자들은 한국어로 가사를 따라 부르며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에스와티니 유일의 오케스트라가 선보인 '아리랑' 공연과 현지 태권도 수련생들의 시범도 이어졌으며, 한국어 학습 부스에도 참가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전통예술의 세계화에서 더욱 주목할 점은 국적을 초월한 국악인들의 활동이다. 국가유산진흥원이 주최하는 '시나위 스펙트럼'은 프랑스, 미국, 카메룬, 스페인,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음악인들이 한국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다국적 국악 콘서트다. 한국계 미국인 가야금 연주자 최스칼렛은 "국악을 얘기하면 많은 분이 '한'이라는 정서를 떠올리지만 '신명 나는' 음악도 많다"며 "세계가 많이 힘든데 국악을 통해 신나는 공연을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신 무용수 알레산드르 바베이토는 2017년부터 한국에 정착하며 전통춤을 배웠다. 그는 스페인 전통춤 플라멩코와 살풀이춤을 결합한 새로운 안무를 선보일 예정이다. 바베이토는 "발레로 무용수의 길을 걷기 시작해 7년 가까이 한국에 살며 경험한 무용을 한데 녹여낸 몸짓을 즉흥적으로 무대에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스칼렛은 국악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이같은 무대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음악인들이 유럽, 미국 등지에서 서양의 음악을 배우고 큰 무대에 서고 있는 것처럼, 우리 국악이 세계 음악인들이게 닿으려면 국적을 막론하고 누구나 한국 전통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21세기 들어 한류가 케이팝을 중심으로 세계적 열풍을 일으켜왔다면, 이제는 한국의 전통예술과 현대 대중문화가 하나로 융합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같은 그룹들이 무대와 콘텐츠에 한국 전통문화를 접목시키면서 한국의 정체성을 알려왔고, 이제 국악인들이 직접 국제 무대에 나서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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