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차은우 무대 장식한 경주 APEC, K-팝과 전통악기로 한류 외교 극대화

2025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막을 내리면서 K-팝과 전통 음악이 세계 외교 무대의 중심에 섰다.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린 이번 정상회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비롯한 한류 콘텐츠가 주요 소재로 활용되었으며, 특히 11월 1일 경주 라한호텔 대연회장 환영 만찬의 문화공연이 국제 외교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CEO 서밋 특별연설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케이팝 아이돌과 팬들이 강력한 연대로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을 완성한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글로벌 연대를 강조했다. '혼문'은 영화 속 퇴마 걸그룹 헌트릭스가 음악과 노래를 통해 악귀를 물리치고 세계를 지켜내는 핵심 장치이자, 문명 교류의 상징으로 활용되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영화 감독 매기 강(캐나다 한인 이민자 가정 출신)을 언급해 문화 친근감을 드러냈다. 국빈만찬의 문화공연 무대는 K-팝 스타와 전통악기의 조화로 한류의 폭을 보여주었다. 차은우가 사회를 맡은 '나비, 함께 날다(Journey of Butterfly: Together, We Fly)'를 주제로 한 공연에는 지드래곤이 전통 갓을 모티브 삼은 페도라를 쓰고 등장했다. 지드래곤은 '파워'와 '홈 스위트 홈' 등 히트곡을 무대에서 선보이며 "나는 APEC 2025 한국 홍보대사"라고 소개했고, 관중들(여러 국가 정상 포함)이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함성을 지르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그의 무대는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악역 보이그룹 '사자보이즈' 멤버인 진우의 이미지와 겹쳐지면서, 한류 콘텐츠가 실제 외교 무대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전통악기 공연도 역사적 순간을 기록했다. 한국양금협회 회장이자 작곡가 윤은화는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관전하는 가운데 자신이 개량한 56현 양금으로 자작곡을 연주했다. 윤은화는 먼저 자신의 작곡 '신천년만세'로 무대를 열었으며, 이는 전통 음악을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창작한 곡이다. 이어 양금, 얼후, 가야금, 샌드아트가 어우러진 '실크로드'를 선보였으며, 이는 동아시아 음악의 서정성과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 교류를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중국 민요 '모리화(茉莉花)'가 경주시 청소년 합창단의 목소리로 울려 퍼지며 한중 우정과 평화의 염원을 담았다. 사회자는 "양금은 동서양을 대표하고 그 사이를 잇는 악기"라며 그 역사적 상징성을 강조했다. 공연 후 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무대 앞으로 걸어와 윤은화와 악수하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11세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수록곡 '골든'을 연주했으며, 그 연주에 맞춰 춤을 추는 AI 로봇이 등장해 K-기술과 문화의 결합을 시연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안무가로 참여한 리정도 허니제이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BTS 리더 RM은 APEC CEO 서밋에서 기조 연설을 진행했으며, 케이팝을 비빔밥에 비유하며 "한국 고유의 미감과 정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힙합 등 서구음악의 요소도 배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K-팝이 동서양의 문화를 융합한 장르임을 강조한 발언이다. 이번 APEC의 핵심은 한중 정상회담이었다.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드래곤의 공연을 관전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으며, APEC 의장국 인계식에서는 공연 속 '나비' 모티브를 언급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의 '한한령(한류 콘텐츠 제한)'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렸다. 이미 한국 영화 '세계의 주인'이 중국 배급사를 확정했으며, 전문가들은 시진핑이 직접 관람한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다채로움이 한한령 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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