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 음주운전 후 팬덤 대립 심화…'슈가챌린지' 논란과 사이버 불링 확산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민윤기)의 음주 운전 사건이 K팝 팬덤 내 갈등과 부작용을 심화시키고 있다. 사건 이후 팬덤 사이에서는 타 팬덤을 사칭하거나 반대 입장을 공격하는 등 문제 행동이 관찰되고 있으며, 팬덤의 자정 능력 부족과 소속사의 팬 관리 책임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빅히트 뮤직 소속 슈가는 음주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몰다가 혼자 넘어진 채로 발견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 취소 기준인 0.08%을 크게 초과했다. 현재 슈가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복무 중인 상태다. 사건 직후 BTS 팬덤인 '아미(ARMY)' 해외 팬들을 중심으로 슈가를 옹호하기 위한 '슈가챌린지(Sugachallenge)'가 유행하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참여자들은 차량 내부에서 술병을 들고 있거나 술병을 개봉한 상태로 사진을 찍어 X(구 트위터)에 올렸으며, 해당 트윗은 5천여 회 공유됐다. 하지만 이 챌린지에는 안티 팬과 팬덤 위장 계정이 개입돼 있었다. 5천여 회 공유된 트윗의 작성자는 ARMY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핀터레스트 등 외부 이미지를 마치 직접 촬영한 것처럼 게시한 계정들도 발견됐다. 해당 트윗 댓글 섹션에는 '불법 행위다', '그의 문제는 심각하다', '아미인 척 속이고 있다'는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한편 팬덤 내 주요 계정인 '방탄소년단 음원정보팀'(음정팀)은 슈가의 음주운전을 비판하는 트윗을 남긴 후 수많은 공격적 반응을 받았으며, 해당 계정은 13일 현재 삭제됐다. 슈가의 잘못을 지적하는 트윗에 여러 팬들이 모여 조롱과 비난을 하는 '사이버 불링'(인터넷 괴롭힘)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K팝 팬덤의 이 같은 부작용 뒤에는 산업 구조상의 경쟁 심화 문제가 있다. 아이돌의 활동 가능 기간이 짧아 다수의 그룹 활동 시기가 겹치고, 음원 순위와 초동 판매량(음반 발매 후 1주일 동안의 판매량) 등 직관적인 성과가 빠르게 주어지는 구조는 팬덤 간 경쟁과 결집을 부추긴다. 이로 인해 타 그룹의 팬을 '경쟁상대'로 인식하게 되고, 팬덤 내에서도 '코어팬'과 '라이트팬' 간 차별이 생긴다. K팝 팬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케이팝레이더가 6월 18일부터 7월 1일까지 총 1001명의 K팝 팬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초동 수량을 신경 쓴다고 답한 응답자는 라이트팬의 44.5%, 코어팬의 59.5%였다. '초동 경쟁이 지나치다고 느꼈다'는 응답은 라이트팬의 63.3%, 코어팬의 74.4%에 달했다. 팬덤 활동이 SNS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자정 작용이 약해지는 것도 문제다. 규모가 커질수록 팬덤 내 질서 유지가 어려워지는데, 특히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해외 팬 유입이 증가했으나 소속사 공식 계정 외에 제제 장치가 거의 없다. 또한 소속사에서도 팬덤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는 실정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은 "K팝의 과도한 경쟁, 시기, 질투 등이 팬덤 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초동 판매량 등 초기 성과가 차트 순위와 마케팅의 주요 포인트가 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K팝 팬덤 문화가 음악보다 성적에 따라 만족감을 느끼는 문화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10년 전인 2013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엑소(EXO)'의 팬덤 '엑소엘(EXO-L)'은 현장 공지 미준수 등으로 SBS 가요 프로그램 '인기가요' 입장 금지를 당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결성된 그룹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의 팬덤이 공항에서 포토라인을 넘고 과도하게 몰려 안전 문제가 제기된 사례가 있었다. 이는 팬덤 문화 개선이 여전히 과제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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