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쓰레기 풍선에 맞대응, K-POP으로 무장한 남한의 심리전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한국이 대북 확성기에서 K-POP 음악, 뉴스, 체제 비판 방송을 재개하는 가운데, 탈북민들은 K-POP의 긍정적 영향력을 증언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18년 남북 군사합의를 전면 중단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허용했다. 이는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된 심리전 수단의 부활이다. 한국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출력 스피커를 장착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청취 거리가 10~30km에 달하며, 2017년 기준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등 100여 곡의 노래와 일기예보, 국제뉴스 등 다양한 소식이 하루 8시간 정도 송출돼 왔다. 2012년 AK 소총과 총탄을 들고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망명한 정하늘 씨는 대북 확성기의 영향력을 직접 증언했다. "잠복근무 나갈 때 심심하지 않았다"며 "한국의 아이유라든가 가수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면서 북한 군인들은 최전방에서 한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망명한 O 씨도 2020년 워싱턴 행사에서 유사한 경험을 공유했다. "드라마나 영화, 노래를 통해 한류를 접했고, 특히 군 복무하던 시절 관광객들을 보며 아, 저런 게 자유로구나 하고 느꼈다"며 자신의 망명 동기가 K-POP을 포함한 한류 문화와 연결됐음을 밝혔다. 북한군 공병 군단 출신 엄영남 씨는 확성기 방송이 "남한에 대한 신뢰를 쌓게 하는 강력한 무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체제 선전과 욕하는 내용이 아니라 뉴스를 전해주기 때문에 신뢰가 생긴다"며 "아 저거 거짓말이 아니구나 하고 군인들이 신뢰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김정은을 안 믿고 남한을 더 선호하게 될 수 있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엄 씨는 장마당에 의존해 성장한 '장마당 세대'가 현재 북한군에 복무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장마당 세대는 소녀시대 웬만하면 다 알고, 최근 블랙핑크 같은 것도 입대 전에 몰래 들었을 수 있다"며 "그렇게 몰래 들었던 노래들이 대북 확성기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고 생각해 보면, 자기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해도 해주의 4군단에서 3년간 군 복무한 평양 엘리트 출신 이현승 씨도 "일부 고참 군인들은 안테나를 돌리거나 자전거 배터리를 돌려 남한 방송을 시청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현재 장마당 세대 병사들은 훨씬 더 한국 음악이나 정보에 목마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은 남한 활동가들이 K-POP과 K-드라마가 담긴 USB를 날린 데 대한 보복이었다. 한 반북 단체는 5월 10일 소위 '이영우' 등 한국의 유명 트로트 가수와 K-POP, K-드라마 등이 담긴 약 2,000개의 USB를 북한으로 날렸다. 북한은 남한 문화 콘텐츠에 극도로 민감하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20년 남한의 대량 미디어 콘텐츠를 소유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를 종신형 또는 사형으로 처벌하는 법을 제정했다. 탈북민들의 증언과 상관없이, 탈북민 대부분은 체제 비판보다 객관적인 뉴스와 일기예보, K-POP 같은 문화 콘텐츠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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