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K-팝 팬, 굿즈 지출액이 평균의 2.4배…스트리밍 시대 CD 부활 주도

미국의 K-팝 팬덤이 음악시장에서 '슈퍼 팬'의 특징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음악시장 분석 업체 루미네이트가 2023년 연간 보고서에서 K-팝 상품 시장을 '빅 비즈니스'(Big Business)라고 소개하며 관련 소비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Z세대 K-팝 팬은 아티스트 상품(굿즈)에 매월 24달러(약 3만원)씩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평균 청취자의 월 소비액과 비교해 140% 높은 수준(2.4배)으로, J-팝 팬과 비교해도 매월 8달러(약 1만원)씩 더 사용한 금액이다. 루미네이트 부사장 헬레나 코신스키는 "엄청난 숫자"라며 "상품에 아티스트의 매출을 키울 굉장한 기회가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K-팝 팬들의 소비 특성은 매우 독특하다. 미국 K-팝 팬은 공연 등 아티스트의 음악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을 때도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평균 청취자보다 50% 많다. 또한 '더 많은 상품 옵션을 원한다'는 응답도 평균 청취자 대비 60% 많았다. 루미네이트의 분석가 헤일리 존스는 K-팝 팬들을 "매우 충성도가 높고 열성적"이라고 평가하며 "'슈퍼 팬'의 비중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의 K-팝 팬이 보이는 높은 구매 욕구는 현지 팬문화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은 "미국의 K-팝 팬은 소수자 중심으로 번졌다는 특징이 있다"며 "주류와는 다른 것을 행한다는 정체성 표현을 위해 아티스트 상품을 소비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K-팝 팬은 국내 팬들과 달리 소장을 넘어 실사용 목적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설명이다. 또한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K-팝 팬 사인회 등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상품 쪽으로 소비 유인이 생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K-팝 앨범과 굿즈가 스트리밍 시대 음악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빌보드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유튜브, 애플뮤직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시대에도 미국에서 CD 앨범 판매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K-팝 아티스트들이 이를 이끌고 있다. 2023년 미국 앨범 판매 상위권에는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엑스투게더, 뉴진스, 트와이스, 세븐틴, 정국 등 K-팝 아티스트들이 대거 올라 있다. K-팝 그룹들은 컴백할 때마다 포토카드, 포스터, 포토북 등 평균적인 서구 아티스트의 앨범 콘텐츠를 훨씬 초과하는 수량의 굿즈를 포함시킨다. 예를 들어 걸그룹 잇지의 최신 앨범 'Born to Be'는 매뉴얼, QR 카드, 포토카드 세트, 포스터, 특수 카드를 포함하고 있으며, 한 앨범의 두 가지 버전마다 완전히 다른 굿즈 세트가 담겨 있다. K-팝 그룹들이 수집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 앨범의 여러 버전을 출시하는 것은 일반적이며, 가격대도 50링깃(약 1만4천원)에서 2,000링깃(약 55만원)까지 광범위하게 형성된다. 개인이 서명한 아이템은 최고 가격대에 거래된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남한, 일본, 중국 등이 2022년 세계 음악시장에서 가장 큰 음악시장이다. K-팝, J-팝, C-팝이 전 세계적으로 CD 판매를 살려내는 주역이 되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CD 판매는 2016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현지 K-팝 시장은 작년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K-팝이 포함된 월드 뮤직은 미국 주문형(On-Demand) 오디오 스트리밍 기준으로 전년 대비 26.2% 성장하며 장르별 시장 중 가장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 같은 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상위 1만 곡의 언어를 보면 한국어 비중은 0.7%로 영어(88.8%)와 스페인어(8.1%)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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