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시상식 난립, 포토카드 수익화, 기획사 중심 통제…K팝 산업 구조적 문제 점화

K팝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들이 다각도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는 지난 3월 26일 케이팝 시상식 써클차트 뮤직 어워즈의 무기한 연기를 발표하며, 무분별하게 증가한 시상식이 음악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운영 중인 시상식만 20여개에 달하며, 최근 5년간 새롭게 생겨난 시상식은 9개가 넘고, 올해 신설된 시상식도 3~4개에 달한다. 반면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 등 단 3개의 대중음악 시상식을 운영하고 있다. 각 시상식도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시상식들은 주최사만 다를 뿐 시상 내용과 기준, 성격이 대부분 유사하다. 음콘협에 따르면 K팝 산업의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시상식이 비즈니스 모델로 변질됐다. 2010년 후반부터 유명 아이돌을 내세운 미디어 중심의 시상식이 등장한 이후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일부 시상식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해외로 개최 장소를 옮기고 있으며, 해외 시상식의 티켓 가격은 50만원을 초과하기도 한다. 최근 일부 시상식에서는 안전 관리 부실로 인한 사고가 속출했다. 무대 및 객석에서의 아티스트 추락 사고, 관객 몸싸움, 열악한 음향 시스템, 심지어 관객의 화장실 통행 곤란 사태까지 발생했다. 올해 초 타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신설 시상식은 개최 2주 전 갑자기 취소되어 출연 아티스트와 팬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포토카드 상술이다. K팝 팬들이 선호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듣지도 않는 앨범을 무더기로 구매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팬 사인회 참석도 기획사가 요구하는 앨범 구매 실적에 의존해 있어, 수백만 원어치의 앨범을 사야 한 번 참석할 수 있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까지 새로운 K팝 앨범이 무더기로 버려지고 있다.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1주일에 판 앨범이 약 190만 장인 반면, 세븐틴은 509만 장, 스트레이 키즈는 460만 장을 판매했다. 하이브의 음반 음원 매출은 천억 원대에서 9배 늘어 1조 원에 가까워졌으나, 이는 팬들의 불필요한 소비를 통한 수치일 가능성이 높다. 음악평론가 차우진은 이번 하이브-민희진 사태가 '크리에이티브 대 비즈니스의 충돌'이라며 K팝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깊은 고민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K팝은 팬이 먼저 생기고 비즈니스가 이루어진 후 아티스트가 데뷔하는 역순의 구조를 확립했으나, 이 과정에서 기획사의 권력이 과도해졌다. 아이돌들은 노래, 춤, 의상, 인터뷰 어조까지 세밀하게 통제받고 있으며, 이들이 과연 '아티스트'라고 불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김도헌은 현재 상황을 팬덤의 탓이 아닌 기획사와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모두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하이브의 콘서트 수익은 2019년 1,900억 원대에서 지난해 3,600억 원으로 늘었으나, 음반 음원 매출 증가는 팬들의 건전한 음악 소비가 아닌 수익 극대화 구조의 결과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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