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글로벌 열풍, 가상 그룹이 BTS 기록 경신

지난 6월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떠올랐다.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40여 개국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공개 2주 이상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악령으로부터 인간 세계를 지키는 K-팝 걸그룹 '헌트릭스'와 악령으로 위장한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이중 생활과 대결을 그린 뮤지컬 판타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거두고 있는 성과다. OST 앨범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8위로 진입하며 올해 발매된 OST 앨범 가운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가상 그룹들의 곡이 실제 K-팝 아이돌 그룹과 경쟁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사자보이즈의 '유어 아이돌'(Your Idol)은 스포티파이 미국 차트에서 2위에 올라 BTS의 그래미상 후보곡 '디나마이트'(Dynamite)의 3위를 제쳤다. 이는 미국 스포티파이 역사상 K-팝 보이 그룹 최고 순위로 기록됐다. 헌트릭스의 '골든'(Golden)은 스포티파이에서 3위를 기록하며 블랙핑크와 함께 미국 K-팝 걸그룹 기록을 공동 보유했다. OST의 인기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공개 첫 4일(6월 20~23일) 동안 12곡이 총 1,330만 스트림을 기록했으나, 일주일 후(6월 27~30일)에는 4,280만 스트림으로 220% 증가했다. '골든'은 같은 기간 272% 증가한 700만 스트림을, '유어 아이돌'은 250% 증가한 660만 스트림을 기록했다. OST에 실린 '뭣 잇 사운즈 라이크'(What It Sounds Like)와 '프리'(Free) 등 다른 곡들도 스트림 수와 다운로드 수를 3배 이상 늘렸다. 이 작품을 만든 제작진은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과 한국계 캐나다인 감독 매기 강, 크리스 애플한스 공동 연출진이다. K-팝 개발에 실제 경험을 갖춘 SM, YG, 하이브 출신 프로듀서들이 음악 제작에 참여했으며, 스타 프로듀서 테디를 포함한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들과 그래미상 후보 작곡가 스티븐 커크 등이 OST 완성에 힘을 보탰다. 실제 K-팝 아이돌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트와이스의 정연, 지효, 채영이 헌트릭스의 '테이크다운'(Takedown)을 녹음했으며, 트와이스의 기존 곡 '스트래티지'(Strategy)도 사운드트랙에 수록됐다. 감독 매기 강은 헌트릭스의 세 캐릭터 각각의 매력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K-팝 아이돌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룹은 블랙핑크, 트와이스, 있지를 모델로 설정되었으며, 주인공 '루미'는 제니의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스타일링에서 영감을 받았다. 남자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는 BTS,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에서 영감을 얻었고, 리더 캐릭터 '진우'는 차은우와 남주혁의 외모와 분위기를 참고했다. 성우 진행도 화려하다. 배우 안효섭과 이병헌이 각각 '진우'와 '귀마'의 목소리를 맡았다. OST 가창진은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작곡가 이재(본명 김은재)가 루미의 파트를 담당하고, 미국 출신 R&B 가수 오드리 누나와 한국계 미국인 가수 레이 아미가 미라와 조이의 파트를 불렀다. 사자보이즈는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3위 작곡가 앤드류 최, 유키스 출신 케빈 우,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 대니 정 등이 참여했다. K-팝 팬들과 실제 아이돌들도 이 현상에 열광하고 있다. BTS의 RM은 위버스 라이브 방송에서 '소다 팝'(Soda Pop) 안무와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고, 정국도 영화를 본 사실을 언급했다. 트와이스가 헌트릭스의 '테이크다운' 안무를 추는 영상은 틱톡에서 1,7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제로베이스원의 '소다 팝' 챌린지 영상도 틱톡 조회수 1,000만 회를 넘겼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도 자신들의 곡 '이터널리'(Eternally)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데몬 헌터스 버전'으로 유튜브에 공개했고, 매기 강 감독이 SNS에 감사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현역 창작진과 아티스트들을 앞세워 기존 K-팝 팬이 듣기에 이질감 없는 음악을 창작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OST 앨범의 빌보드 차트 진입은 기존에 K-팝을 즐기던 팬덤이 움직였다는 의미"라며 "K-팝을 전면에 내세우고 진짜 K-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한국 문화를 세세하게 담아내 한국인 관객에게도 호평받고 있다. 배경에는 남산타워, 한옥, 저승사자 등 한국적 정서가 녹아있으며, 컵라면과 과자 등 한국 음식부터 목욕탕, 한의원 같은 일상 풍경까지 정밀하게 표현됐다. 한국 무당 문화도 영화의 핵심 설정으로 활용되었다. 감독 매기 강은 인터뷰에서 "굿이 최초의 콘서트가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고 언급했다.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문 1위,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8위 진입, 스포티파이 역사상 K-팝 보이 그룹 최고 순위 달성으로 기록된 이 프로젝트는 K-팝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과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창의성을 대표하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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