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무한 확장의 꿈과 현실…NCT 시스템의 진화와 한계

2016년 1월 27일,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SMTOWN: New Culture Technology 2016'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나서 한 가지 대담한 구상을 발표했다. 약 20년간 축적해온 문화기술을 융합·확장한 'NCT'(Neo Culture Technology, 신 문화 기술)이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이 총괄의 청사진은 거대했다. K팝의 발원지인 서울을 비롯해 전 세계 각 도시에 맞는 그룹을 만들어 무한히 뻗어나가겠다는 계획이었다.
"저 역시 끝을 알 수 없는 수많은 팀이 NCT라는 브랜드로 나오게 될 것"이라는 이수만 당시 총괄의 말처럼, NCT는 개방성과 확장성을 양 축으로 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그룹 시스템이었다. 상반기에 서울과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할 첫 팀이 데뷔하고, 하반기에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각각 중화권 팀이 공개될 것이며, 이후 라틴아메리카 등 다른 대륙에서도 팀을 꾸린다는 구상이었다. 더불어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결성되는 팀도 계획됐다.

2016년 4월 '일곱 번째 감각'으로 NCT U가 가장 먼저 데뷔했다. NCT U는 곡에 따라 멤버 수와 구성이 달라지는 유닛으로, NCT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을 구현한 팀이다. 같은 해 7월 서울팀 NCT 127, 8월 청소년 연합팀 NCT DREAM이 데뷔했고, 2019년 1월 중화권 현지화팀 WayV가 공개됐다. 2023년 무한 확장 종료를 선언한 가운데, 2024년 2월 NCT WISH가 마지막 팀으로 데뷔했다. 현재 NCT는 총 25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NCT DREAM의 졸업 제도 폐지다. 만 20세가 되면 팀을 떠나 새로운 팀에 합류하도록 설계된 NCT DREAM이었으나, 2020년 4월 SM엔터테인먼트는 졸업 제도를 폐지하고 기존 원년 멤버 마크를 재합류시켜 현재의 7인 고정팀으로 확정했다. 결과적으로 마크와 해찬은 NCT 127과 NCT DREAM을 병행하는 상태가 지속됐다. 한편 쇼타로와 성찬은 3년 가까이 고정팀 없이 활동하다 2023년 9월 NCT를 탈퇴하고 RIIZE로 재데뷔했다.

무한 확장 체제의 중단은 회사 경영 변화와도 맞물렸다. 이수만은 대주주였던 14.8%의 주식을 하이브에 매각했고, 그와 달리 카카오와의 협력을 추진했던 SM 경영진은 NCT TOKYO(현 NCT WISH)를 마지막으로 무한 확장을 공식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가 SM의 대주주가 되면서 이 기조는 비로소 현실화됐다. SM은 "더 이상의 멤버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의 멤버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한 팀, 한 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공지했다.

운용 차원에서 지적된 가장 큰 문제는 '불명확성'과 '불안정성'이었다. 음악평론가 정민재는 "무한한 개방성과 확장성을 동력으로 NCT라는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게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았다"며 "기발한 기획이었지만, K팝 신에 실제로 도입하긴 어렵다는 점을 증명한 게 NCT 실험의 의의"라고 평했다. 또한 여러 팀과 유닛을 아우르는 NCT라는 시스템의 진입 장벽, 팀별 활동 범위의 불균형, 그로 인한 멤버별 노출도 편차 등이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NCT의 혁신적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음악평론가 황선업은 "NCT의 가장 큰 특징은 '그룹'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점"이라며 "고정된 멤버십 대신 유동적으로 무한 확장 및 개방 가능한 개념을 표방했고, 유닛별로 타깃 시장과 음악적 색깔을 달리 설계했다는 점에서 SM이 이제까지의 노하우를 집약해 선보인 야심 찬 시도"라고 평했다. 음악평론가 최승인은 NCT를 "여러 스타일을 담아낼 수 있는 틀, 혹은 그릇"으로 표현하며, "H.O.T.부터 슈퍼주니어, EXO로 이어지는 SM 기획의 흐름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엔터문화연구소 차우진 대표는 NCT의 핵심을 "확장 가능한 아이돌 아키텍처"라고 정의했다. "멤버 수와 유닛 구성이 고정되지 않는다는 건, 결국 SM이 아이돌 그룹을 프로덕트가 아니라 플랫폼으로 설계하려 했다는 뜻"이라는 분석이다. 지역별 유닛으로 현지화를 구조 안에 내장했고, NCT U처럼 곡 단위로 멤버를 재조합하는 방식은 음악적 실험의 여지를 넓힌다는 평가도 따랐다.

흥미롭게도, 팬들의 욕망은 회사의 계획을 역행했다. 음악평론가 랜디 서는 "'7드림'을 바라는 팬들의 강한 요청이 있었고, 유동제가 아니라서 오히려 사랑받는 NCT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 되었다"며 "더 효율적인 프로듀싱을 하고자 하는 회사와, 멤버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관계를 지키고 싶어 하는 팬들 욕망이 충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평론가 김도헌 역시 "K팝 팬덤이 무한 개방·확장보다는 유동적인 운용 속에서 끈끈하게 우정을 다져왔던 NCT DREAM의 서사에 더 공감했다"고 지적하며, "시스템화를 추구하는 기획자들의 방향과 달리 팬덤과 함께 성장하는 K팝 아이돌의 매력을 짚어보게 했다"고 평했다.

NCT는 현재 무한 확장이 공식적으로 중지돼 그 생명력이 완전히 이어지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지만, K팝 역사에서 전무한 혁신 시도라는 평가는 여전하다. 이수만의 원대한 구상이 현실적 제약과 시장의 요구 사이에서 그 형태를 바꿨지만, SM의 20년 기획 노하우가 집약된 플랫폼으로서 NCT는 K팝 산업의 아이돌 시스템 자체를 재정의한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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